1987년의 6월항쟁을 담은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범국민적 민주화 운동을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지구를 지켜라!’ 등 판타지, 스릴러 장르를 선보여온 장준환 감독이 처음으로 현대사를 담은 실화 드라마를 들고 관객들 앞에 선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지난해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통해 이름을 알린 신인배우 김태리는 ‘1987’에서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감독과 선배들의 애정을 독차지했다. 장 감독은 꾸밈없이 솔직한 김태리가 갓 스무 살이 된 대학 신입생 연희 캐릭터에 적격이라고 생각해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기로 결정했다.
김태리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오디션을 봤는데 카메라 앞에서 연희의 대사를 읽었다. ‘1987’의 시나리오가 좋았고 출연하는 선배 배우들도 너무 좋더라. 이 영화에 앞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촬영했는데 마친 후 바로 참여하게 됐다”고 출연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이어 “제가 ‘1987’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리틀 포레스트’는 제가 주연으로 전면에서 이끌어야 했지만 ‘1987’은 많은 선배님들이 나오기 때문에 제가 부담이 적었다”며 “연희가 극의 중반부를 지나서 등장하니 앞에 선배님들이 쌓아놓은 에너지를 받아서 딛고 흘러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극중엔 다이내믹하고 복잡한 장면이 많았는데 촬영을 하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생겼던 거 같다”고 말했다.
김태리가 맡은 신입생 연희는 민주화 운동에 큰 관심이 없던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시위를 주도하는 잘생긴 남학생(강동원 분), 양심적인 교도관이자 삼촌 한병용(유해진 분)이 위험에 처할까 걱정하며 마음의 갈등을 느끼는 인물이다.
김태리는 “강동원 선배님이 맡은 캐릭터인 ‘잘생긴 선배’와 제가 맡은 연희를 멜로라고 생각하면서 촬영하지 않았다. 그냥 같은 학교 잘생긴 선배”라며 “잘생긴 선배는 연희를 통해 어렸던 과거의 자신을 만났을 수도 있고, 다른 여자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에 호기심을 갖고 바라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만의 캐릭터 해석 방향을 밝혔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