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1987' 김태리 "마이마이, 그렇게 갈망하던 제품인지 몰랐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2.20 16: 23

(인터뷰①에 이어) 이달 27일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은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경찰과 전두환 정권, 이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썼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6개월을 그린 실화 기반의 드라마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대학생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가 지난해부터 충무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아가씨’(감독 박찬욱)와는 또 다른 신인 시절의 풋풋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노련한 배우의 위치에 올라섰을 때도 분명 ‘1987’ 속 모습이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캐릭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김태리. ‘김태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귀엽고 청순한 느낌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발산하며 우아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선을 이어나갈지 지켜봐야 할 배우인 것은 분명하다.

김태리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1987’에 담은 이야기 자체에 매료됐다. 흘러가는 구조 방식이 독특했다”며 “박처장(김윤식 분)을 두고 모든 인물들이 치고 빠지기 식으로 흘러가는 게 재미있었다. 손을 뗄 수 없는 재미를 느껴서 오디션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데뷔 후 김소연, 박찬욱, 임순례, 장준환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님은 사전에 완벽하게 준비를 하게 만든다. 콘티 그대로 찍으시고 대사 토씨 하나 틀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신다”며 “촬영 전에 리허설을 한 번 돌리고 본 촬영 때도 그대로 찍는다. 저도 한 번 밖에 안 해봤지만 섬세하고 세밀하시다”라고 당시 느꼈던 생각들을 전했다.
‘1987’을 함께한 장준환 감독에 대해서는 “굉장히 세심하시고 디테일하다”며 “인물이 처한 상황에 알맞은 감정을 현장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반영을 하셔서 콘티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예컨대 연희가 삼촌을 구하기 위해 김정남(설경구 분) 아저씨에게 편지를 전해줄 때 저는 ‘연희가 더 이상 울지 않을 거다’라고 생각했다. 이미 집에서 다 울었으니 씩씩하게 전달할 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촬영 당시 감독님이 ‘성당에서 김정남을 기다리면서 한 번 울지 않았을까?’라고 하시더라. 그런 식으로 감정을 주문하신다”고 각기 다른 스타일을 비교 분석했다.
1990년생인 김태리는 6월 항쟁이 발생하던 1987년에 태어나지 않았다. 이에 시대의 상황을 담은 자료와 다큐멘터리를 찾아 보며 상황을 파악했고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나갈지 설정했다고 한다.
“선데이 서울은 들어봤다. 그 시대에 살지 않아서 그런지 (그 시대 학생들이)마이마이를 그렇게 원했고 갈망하던 제품인지 몰랐다(웃음). 유해진 선배가 ‘이거 하나 있으면 그냥~’ 이렇게 설명을 해주셨다. 요즘으로 치자면 맥북에 해당하지 않을까?”(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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