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오밀조밀 예쁘장한 외모에, 마냥 귀엽게만 보이는 외모를 가진 김태리는 ‘아가씨’(감독 박찬욱)에서 당돌한 하녀 숙희 역으로 첫발을 내디며 반전 있는 면모를 꺼내 보였다.
지난해 많은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신인상을 휩쓴 덕분인지 올해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부터 ‘1987’(감독 장준환)까지 연달아 캐스팅되며 바쁜 행보를 보냈다. 또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재회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도 이병헌과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김태리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올 초에는 고민이 많았고 이후에는 영화 두 작품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지금은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1987’을 홍보하느라 바쁘다”고 근황을 전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는 이병헌과 김태리의 로맨스가 그려진다.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970년생인 이병헌과 정확히 스무 살 차이가 나는데, 두 배우가 만들 캐릭터의 멜로가 김은숙 작가의 필력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를 모은다.
김태리는 “아직 ‘미스터 션샤인’의 대본이 안 나와서 저도 궁금하다. 신경은 쓰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이병헌 선배님과 연기경력이 차이 나기 때문에 그게 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아가씨’의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도 그랬지만 ‘1987’을 통해 김윤석, 유해진, 이희준,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과 만나 신인으로서 부담이나 무게를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녀는 촬영장 자체를 즐기는 여유로움과 작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전언이다. 인터뷰에서는 20대 특유의 해맑은 모습과 솔직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김태리는 “제가 연기한 연희의 주체성이나 강인한 정신, 단단한 멘탈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고집스럽기도 하고 잘난 척도 하지 않나.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그런 장면들을 고심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잘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고 말하는데 왠지 연희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강동원에 대해 “강동원 선배님은 학구파다. 공부를 엄청나게 많이 하신다”며 “책을 이만큼 쌓아 놓고 공부를 하셨더라. 장준환 감독님과 만나서 얘기하실 때보니 1987년에 벌어졌던 영상들을 이미 다 보셨더라”고 전했다.
김태리는 강동원이 분한 잘생긴 대학 선배와 연희 사이에 로맨스가 없었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생각했을 때 대학선배가 연희를 보고 과거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을 뿐더러 다른 여자 아이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갔을 수 있겠다 싶었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해석 방향을 전했다./purplish@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