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삭감' 이용규, FA 떠날 준비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2.21 05: 55

9억원→4억원. 무려 5억원의 연봉이 깎인 이용규(32·한화)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일 외야수 이용규와 4억원에 2018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이달 초 일찌감치 연봉 조건에 합의를 보고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연봉 5억원 삭감은 역대 KBO리그 최초의 일이다. FA 권리 신청을 미루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용규는 스스로 연봉 삭감을 감수했다. 
지난달 FA 신청을 유보한 이용규는 구단에 먼저 연봉 삭감 의사를 전했다. 지난 2013년 11월 한화와 4년 총액 67억원에 계약한 이용규는 2014~2015년 연봉 7억원, 2016~2017년 연봉 9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만약 올해 FA 신청을 했다면 보상금이 최소 18억원, 최대 2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내년 연봉이 4억원으로 깎이면서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보상금이 8억원 또는 12억원으로 대폭 감소됐다. 다른 팀에서 이용규를 영입하기에 큰 부담이 없어졌다. 이 때문에 이용규의 자진 연봉 삭감을 두고 '벌써부터 FA로 떠날 준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연봉 4억원은 이용규의 의지보다도 더 삭감된 구단 조건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이용규가 삭감 의사를 보였지만, 4억원보다 조금 더 높은 액수를 이야기했다. 구단은 보다 확실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4억원을 제시했고, 이용규와 합의를 보고 계약했다"고 밝혔다. 
내년 FA를 생각했다면 구단이 이 정도로 삭감할 필요는 없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 스스로 연봉 삭감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봉은 선수의 자존심인데 이 정도 삭감폭을 감수한 건 그만큼 독하게 마음먹은 것이다. 내년에 떠날 준비로 보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팔꿈치·손목·발목 등을 잇따라 다치며 장기 결장한 이용규는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연봉 계약으로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았다. 만 32세 적잖은 나이에 과감하게 FA 신청을 미룬 것도 같은 이유. 
물론 프로인 만큼 비즈니스적으로 생각한 부분도 있다. 올 겨울 FA 시장에 유난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그럴수록 냉정하게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도 프로 선수 덕목 중 하나다.
명예회복을 꿈꾸는 이용규의 내년 시즌 모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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