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로 꼽히던 다섯 명이 행선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홉 명이 남아있다. 아직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닫히지 않았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이는 총 22명. 이들 중 18명이 권리 행사 승인했다. 거기에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김현수와 황재균이 가세했다.
대어와 알짜배기 모두 나온 시장이었다. '빅5'는 김현수와 손아섭, 민병헌 등 외야수 3인과 내야수 황재균, 포수 강민호였다. 이들과 10개 구단이 펼칠 '쩐의 전쟁'이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 FA 타임라인, 빅5는 행선지 정했다
FA 시장 1호 계약자는 문규현이었다. 문규현은 개장 첫날인 지난달 8일 2+1년 총액 10억 원에 롯데와 사인했다. 이어 5일째 되는 날 대형 계약이 터졌다. kt가 황재균에게 4년 총액 88억 원을 안겨주며 창단 후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띄었다.
kt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빅 네임'들의 움직임은 없었다. 삼성이 지난달 17일 내부 FA 권오준과 2년 총액 6억 원에 계약한 게 전부였다.
잠잠하던 시장은 삼성 손에서 다시 뜨거워졌다. 삼성은 권오준 계약 나흘 뒤인 21일 강민호와 4년 총액 80억 원 계약했다. 롯데의 상징 같던 강민호였기에 놀라움이 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는 5일 뒤인 26일, 손아섭(4년 총액 98억 원)을 눌러앉혔고, 다시 이틀 뒤인 28일 민병헌(4년 총액 80억 원)까지 데려왔다. 강민호 계약의 나비효과였다.
이어 준척급 내부 FA의 계약이 이어졌다. SK는 유일한 내부 FA 정의윤과 4년 총액 29억 원에 계약했다. 뒤를 이어 NC도 내부 FA 손시헌(2년 총액 15억 원), 지석훈(2년 총액 6억 원), 이종욱(1년 총액 5억 원)을 잡았다.
방점은 김현수가 찍었다. 김현수는 19일 LG와 4년 총액 11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현수를 끝으로 개장 전 '대어'로 꼽히던 이들이 모두 둥지를 찾았다.
▲ 남은 9인의 행보, 연내 폐장 어려울 듯
남은 FA는 9명. 투수 박정진, 안영명, 김승회와 내야수 정근우, 김주찬, 채태인, 최준석, 외야수 이대형과 이우민이 그들이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FA 시장이 닫히기까지는 한참 걸릴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중박'을 칠 선수는 정근우와 김주찬, 채태인, 최준석 정도가 고작이다. 정근우와 박정진, 안영명의 원 소속팀 한화는 내부 FA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내건 만큼 어느 정도 조율이 필요하다. 정근우는 현재 개인 훈련으로 출국한 상황이라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 소속팀이 '보상선수 없이 풀어주겠다'고 선언한 채태인, 이우민, 최준석, 이우민도 아직 소식이 없다. 보상금만 주고 데려갈 수 있는, 사실상의 FA 등급제 방식의 선수임에도 러브콜을 보내는 이들이 없다.
결국 폐장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공산이 크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겨울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린 겨울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