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배구판 전체를 흔들 만큼 큰 판정 논란이 있은 지 하루만이다. 거듭되는 오심에 선수단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을 세트 스코어 3-0(33-31, 25-21, 25-19)으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시즌 2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3승(4패), 승점 33점을 기록했다. 2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5점 차.
1세트와 2세트 모두 중반까지 팽팽했지만 OK저축은행은 범실로 자멸했다. 승기를 잡은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상대를 거세게 몰아쳤다. 그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나왔다.
삼성화재가 11-9로 앞선 상황, 랠리가 이어졌고 송희채의 스파이크가 블로크 아웃됐다. OK저축은행의 득점. 하지만 판정 직후 '주포' 타이스를 비롯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거세게 어필했다. 신진식 감독과 고희진 코치 역시 즉각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상황은 이랬다. 황동일의 밀어넣기가 송희채의 손을 맞고 뒤로 향했다. 이후 정성현의 디그와 김요한의 토스, 송희채의 오픈 공격으로 점수가 이어졌다. 네 번의 과정을 거쳐 공이 넘어간, 포 히트 상황이었다. 3분이 넘는 비디오 판독 결과 '화면이 없는 관계로 판독 불가'가 선언됐다.
송희채의 손에 공이 맞은 장면은 물론 이후 세 번의 랠리 과정도 중계 화면에 선명히 잡혔다. 다만, 송희채의 발이 떨어진 지 아닌 지가 화면에 안 잡혔다는 이유였다. 신진식 감독도 격양된 목소리로 경기 감독관에게 "(송)희채가 맞은 지 아닌 지가 안 나오는가? 그것만 보면 되지 않나"라고 어필했다. 이어 신 감독은 "그럼 키 큰 선수들이 점프하지 않고 손에 공을 갖다대면 그건 어떻게 할 거냐"고 되물었다.
상황은 번복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삼성화재 선수단은 판정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고 '셧아웃' 승리를 일궈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승장 인터뷰에서 당시 장면을 복기했다. 신 감독은 "반대의 경우, 점프를 해도 손이 네트 위에 올라오지 않고 맞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터치로 안 치는가?"라고 반문하며 "말이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틀 연속 판정 시비였다.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전.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한국전력이 21-20 앞선 상황, 한국전력 이재목과 KB손해보험 양준식이 네트 플레이를 펼쳤다. 주심은 이재목의 캐치볼을 선언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양준식의 네트 터치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네트 터치 인정으로 KB손해보험의 실점.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즉시 어필했다. 이미 캐치볼이 선언된 뒤에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권 감독은 경기 지연으로 퇴장당했다. KB손해보험은 결국 3세트와 4세트를 모두 내주며 무릎꿇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튿날인 20일 오심을 인정하며 "관련자를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판정 시비가 불붙은 것. 공교롭게도 20일 경기 전 신진식 감독은 전날(19일) 오심 장면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신 감독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빨리 번복했어야 됐다. 내가 봐도 답답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 만에 자신이 오심 피해 당사자가 된 것. 연이어 오심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남녀부 13개 구단 어디라도 피해자와 수혜자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다.
신진식 감독의 이야기로 글을 갈음한다. "잘못된 판정이 나면 선수와 구단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는 코트 위에서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다. 경기 외적인 요소로 실점하면 흐름이 끊긴다. 이는 치명적이다. 단순히 한 경기를 넘어 그 뒤까지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ing@osen.co.kr
[사진] 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