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김향기는 아역 배우가 아닌 준비된 베테랑 배우였다. 나이로만 따지면 아직 미성년자이지만, 말하는 태도나 지니고 있는 가치관으로 봐선 그 어떤 성인 배우들보다 성숙했고 겸손했다.
김향기는 21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에 제게 먼저 출연 제안이 들어와서 김용화 감독님을 찾아 갔다. 처음에 딱 뵀는데 저를 마음에 들어하셨다. 저를 좋아해주셨다”라며 감독님이 ‘함께 도전해보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저는 그 말이 굉장히 기뻤다. 아직 시나리오도 보기 전이었는데 제안하셨다“라고 출연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김향기는 웹툰 속 덕춘 캐릭터에 맞춰 헤어 스타일도 과감하게 변신했다. 18세 고등학생으로선 교복에 긴 생머리가 로망일 텐데 원작 만화 속 인물 그대로 잘라 버린 것이다. 이에 원작자 주호민 작가는 물론이고 김용화 감독과 배우들 역시 칭찬한 부분이었다.
이날 김향기는 ‘머리 스타일도 덕춘 캐릭터에 맞게 자른 거 같다’는 질문에 “그렇다. 머리도 다 잘랐다. 외적인 싱크로율을 위해 머리카락을 바가지 스타일로 잘랐다(웃음)"며 "원작에서 제일 많이 따온 게 덕춘 캐릭터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저는 웹툰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 목소리 톤이 낮고 그동안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의 연기를 많이 했었는데, (덕춘 캐릭터를 위해)톤을 높이려고 혼자 대사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원작자이신 주호민 작가님이 ‘덕춘이를 연기한 제가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좋다(웃음). 덕춘이도 제 나이대 어린 아이라서 더 그렇게 생각을 해주시는 거 같다”라고 겸손하게 화답하며 “저는 덕춘 캐릭터를 위해 4~5kg을 다이어트 했다. 너무 어려보이면 저승삼차사로서 망자를 이끄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저 스스로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작품을 위해 노력한 과정을 전했다.
김향기는 11개월 가량 진행되는 영화 촬영 기간에도 학교에 출석했다고 했다. 연기와 학업,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 대단했다. “작품의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학교(담임선생님)에 미리 말씀을 드렸다"며 "저는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고, 졸업할 때까지 다니고 싶다. 다행인 것은 촬영 기간 중 방학이 껴있어서 거의 빠지지 않았다는 거다.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에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향기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제가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이라고 하더라(웃음). 제가 생각해도 촬영 직전 스트레스를 제일 많이 받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잔다”라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신과 함께'도 처음에 정말 긴장을 많이 했었다. 첫 리딩을 하고나서 삼촌들과 맛있는 소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너무 긴장이 되고 위축돼 못 먹겠더라(웃음). 첫 촬영날도 너무 긴장이 됐는데 삼촌들이 재미있어서 하면 할수록 편안하게 촬영을 했던 거 같다. 아무 것도 안 해도 편한 분위기가 형성된 거 같아서 감사했고, 즐겁게 잘 촬영을 마쳤다(웃음).”/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