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마쓰이?' 오타니, 컴퓨터는 괴물을 점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2 05: 55

논란 끝에 LA 에인절스 행을 확정지은 오타니 쇼헤이(23)는 단번에 메이저리그(MLB)가 가장 주목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아무래도 투·타 겸업이라는 특이성이 크다. 그렇다면 오타니의 신인 시즌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계속 MLB에서 뛰었던 선수가 아니기에 예상이 쉽지 않다. 게다가 오타니는 투수와 야수를 모두 겸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유형이라 예상이 더 어렵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통계 프로젝션들은 오타니의 첫 시즌 성적을 예상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최대치만 놓고 보면 다르빗슈 유(31)의 구위와 마쓰이 히데키(43)의 장타력을 동시에 보여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다르빗슈와 마쓰이는 일본에서 MLB로 진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경력이 있다. 다르빗슈는 2012년 29경기에서 191⅓이닝을 던지며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221개였다. 노모 히데오의 데뷔 시즌 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쓰이는 2003년 데뷔 시즌 당시 163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16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팀 내 입지를 예상보다 빨리 굳혔다.

오타니는 빠른 공을 중심으로 한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는 점에서 다르빗슈와 닮아 있다. 여기에 호쾌한 장타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선배 MLB 일본 타자들보다는 마쓰이 쪽에 가깝다. 일단 통계 프로젝션 ZiPS는 오타니가 두 선수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첫 분석치가 꽤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ZiPS는 지난 12월 초 발표한 분석 자료에서 오타니가 139⅓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55, 조정 평균자책점(ERA+) 119,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RA) 3.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0.4개였다. 다만 9이닝당 볼넷 개수가 3.9개로 다소 많은 편이었다.
이는 다르빗슈의 데뷔 시즌과 상당히 닮아 있다. 다르빗슈는 당시 10.4개의 9이닝당 탈삼진, 4.19개의 9이닝당 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 쪽이 좀 더 피홈런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을 뿐, 세부 내용이 상당히 엇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타니가 이 성적대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면, 꽤 높은 팀 공헌도가 쌓일 수 있을 전망이다. 190이닝을 던진 다르빗슈의 신인 시즌 WAR은 4.6이었다.
마쓰이와는 장타력이 비슷하다. ZiPS는 오타니의 타격 성적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타율 2할6푼6리, 출루율 3할2푼8리, 장타율 0.466을 예상했다. 마쓰이는 신인 시즌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3리, 장타율 0.435의 성적을 냈다. 출루율은 마쓰이가 더 높지만, 장타율은 오히려 오타니 쪽이 더 높게 책정됐다. 시대의 흐름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오타니는 전문 타자가 아니라 누적 성적은 마쓰이에 비해 훨씬 밀릴 수밖에 없다. 다만 비율 성적을 놓고 보면 오타니의 타격능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마쓰이의 당시 OPS는 0.788이었는데, 오타니의 예상 OPS는 0.794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치일 뿐이다. 지금껏 일본에서 MLB로 건너 온 선수들의 미·일간 성적 격차를 토대로 보정치를 넣어 분석한 자료다. 투·타 겸업이라는 특이한 상황에서 부상 등 변수는 훨씬 더 많다. 오타니의 2018년은 1년 내내 MLB의 화제를 불러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빅 이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