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도 타격왕도 실패, ML 도전자는 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23 06: 05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박병호(넥센)도 KBO리그 유턴을 선택했고, 김현수(LG)도 복귀했다. 파워와 정교함에서 각각 KBO리그 으뜸으로 손꼽힌 두 타자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2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끝났다. 메이저리그를 향한 다음 도전자가 있을까.
박병호는 LG에서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고, 2011시즌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잠재력이 터졌다. 2011~15년 넥센에서 59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9리 186홈런 523타점 장타율 .632 OPS 1.049를 기록했다. 2012~15시즌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으로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해 2015년까지 10시즌 동안 1131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3할1푼8리, 1294 안타,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1회, 최다안타왕 2회 등 '타격기계'로 불리며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타자로 인정받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인 2015시즌은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167안타) 28홈런, 121타점, 장타율 .541을 기록했다. 28홈런을 때리며 장타력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 박병호는 2016시즌 미네소타 홈구장인 타깃필드 최장 비거리 홈런(142m)을 터뜨리며 파워를 보여줬으나 정교함이 부족했다. 1할대 타율로 떨어지면서 시즌 중반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첫 해 6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고, 올해는 빅리그 콜업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트리플A에서 111경기 타율 2할5푼3리 14홈런 60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김현수는 데뷔 첫 해 스프링캠프에서 1할대 빈타로 팀내 경쟁에서 뒤처졌다. 플래툰 시스템으로 우투수 상대로 반쪽 출장에 그쳤고, 2016시즌 95경기에서 타율 3할2리(92안타) 6홈런 22타점 장타율 .420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도중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고, 96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1홈런 14타점 장타율 .292로 성적은 뒷걸음질쳤다.
김현수는 이번 윈터미팅에서 메이저리그 잔류를 시도했으나 2년 전처럼 좋은 조건의 오퍼는 없었다. 김현수는 LG와 FA 계약을 맺고 유턴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남은 2년 계약을 파기하고, 친정팀 넥센으로 복귀했다.
김현수는 2년간의 메이저리그 경험에 대해 "솔직히 조금 더 (출장)기회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회가 충분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경기에 출전했을 때 더 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못했다"고 자평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는 22일 귀국하면서 "(KBO리그에서 미국에 진출해)성공한 선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는데, 성공만 보고 오기보다는 이루지 못한 것을 보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기를 바란다"며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 말했다.
나성범(NC), 구자욱(삼성), 김하성(넥센) 등이 도전해볼 만한 선수로 거론되지만 박병호, 김현수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들이 해외 진출 자격을 갖게 될 때까지 기량을 발전시킨다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도전 기회가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가 있었던 손아섭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미국 진출을 시도하기 보다는 롯데와 4년 98억 원 계약을 맺고 잔류를 선택했다. FA 시장에서 A급 선수들은 연 평균 20~30억원을 보장받을 정도다. 눈 앞의 거액을 선택하고 메이저리그 도전 정신은 옅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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