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5연승 행진으로 중위권을 벗어날 발판을 만들었다. 이제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일만 남았다. 그 중심에는 핵심으로 거듭난 센터 이종현의 맹활약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5연승을 달리고 있다. 5할 언저리였던 승률도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서울 SK와 원주 DB 등 상위권 팀들을 잡아냈고, 서울 삼성, 인천 전자랜드 등 중위권 전투를 펼치고 있는 팀들을 떨쳐냈다. 중위권과 격차를 벌리면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생긴 셈. 그리고 이 중심에는 골밑의 파수꾼으로 다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종현이 있다.
이종현은 특급 유망주였다. 아마추어시절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일찌감치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경험을 쌓았다. 프로 무대 역시 손쉽게 적응하고 호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해 데뷔한 이종현의 성장은 더뎠다. 외국인 선수들과 매치업에서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고, 힘의 한계에 부딪혔다. 위축되면서 경기력도 기대보다는 못 미쳤다.
그러나 5연승 기간 동안 이종현의 성장세는 유재학 감독의 눈에도 띌 정도였다. 유재학 감독은 그동안 이종현이 외국인 선수와의 힘 싸움에서 적극성이 결여된 모습이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종현에 자신감과 적극성을 요구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이에게 적극성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공격을 참여하고 리바운드라 블록슛 등도 외국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 수비도 힘으로 버텨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종현의 적극적인 모습이 코트에서 주로 비춰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과 매치업에서 쉽사리 뚫리지 않고 버텨주고 있고, 공격에서도 포스트업으로 상대의 골밑을 파고들어가고 있다. 이종현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이제는 스스로 활용하고 있는 셈. 상대 입장에서는 공수에서 이종현의 적극적인 공세를 당연히 버거워 할 수밖에 없다. 5연승 기간 동안 평균 13.2득점 8리바운드로 시즌 평균 9.8득점 6.7리바운드보다 향상된 성적을 내고 있다.
공격에서 포스트업 이후 훅 슛 같은 무기도 장착하면서 좀 더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단순히 공을 전달해주기보다 이제는 스스로 림을 공략하는 것. 그는 “훅 슛 등 공격 기술이 발전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래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고, 실전에서 안 쓰면 소용 없는 무기가 되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실전에서 더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실패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던지라고 말씀 하신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종현의 가치는 현대모비스의 톱니바퀴같은 지역방어 시스템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의 경기에서 지역방어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21일 SK전에서도 4쿼터 초반 지역방어를 통해 SK의 공격을 5분 가까이 묶어놓으며 승기를 챙겼다. 이종현이 페인트존에서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양 사이드로 도움 수비를 가는 등 활발하게 움직인 덕분이었다. 이날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이 때문에 지역방어를 쓸 수 있는 것이다”며 칭찬했다.
마커스 블레이클리, 레이션 테리 등 외국인 선수들의 신장이 크지 않고 골밑 위주의 성향이 아닌 만큼 이종현이 지역방어의 중심을 굳건히 잡아주는 것이 팀의 입장에서는 원활한 시스템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내가 최후방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지역방어나 대인방어 모두 마지막이다. 모든 선수들을 뒤에서 볼 수 있고 백코트진의 선수들을 도와줘야 해서 힘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수비는 내가 자신이 있다”면서 “뚫리는 부분도 있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계속 적응하고 있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토종 센터 이종현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현대모비스의 외곽진과 외국인 선수들도 조금은 부담을 덜 수 있는 환경이다. 여기에 팀에 완전히 적응하며 적극성까지 장착했기에 그 시너지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이제 현대모비스는 23일 2위에 올라 있는 전주 KCC와 다시 한 번 상위권 맞대결을 펼친다. 찰스 로드와 하승진이 인사이드에서 버티는 팀. 과연 자신감을 되찾은 이종현은 팀 연승 행진의 핵심으로 다시 한 번 거듭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