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복단지’ 이주우 “인생 첫 악녀 役, 제겐 큰 득이 됐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2.24 13: 52

배우 이주우가 ‘돌아온 복단지’를 통해 제대로 악역에 도전, 2017 MBC ‘연기대상’의 최고의 캐릭터상 ‘생고생 스타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올해를 꽉 채운 이주우에게 그의 2017년 물었다.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돌아온 복단지’에서 이주우는 박쥐 같은 악녀 신화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긴 역할”이라며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큰 역할인지 몰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감독님께서 이 역할에 많이 힘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오디션을 꽤 오래 봤다. 작가님께서 나중에 감독님께 ‘왜 화영이에 이렇게 집착하냐’고 말하기도 했다더라.(웃음) 그렇게 오랜 오디션 끝에 감사하게도 화영이를 맡게 됐다. 내 생각엔 이 작품 안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할 캐릭터가 신화영 박에 없었던 것 같다. 양쪽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역할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역할이 좀 커진 것 아닌가 한다.”

이주우에게는 첫 악녀 역할이다. 그는 늘어가는 비중에 좋기도 했지만 대본을 확인할 때마다 “누가 되면 안 되는데”라는 고민이 많았다고. 하지만 워낙 대본에 톤이 잘 드러나 있어 표현하기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역할로 웃고 속 시원해하는 시청자들을 보며 뿌듯했다며 이주우는 회상했다.
“극중 진예솔 역할인 신예원 언니가 찜질방에 갔다가 시청자들이 제가 물세례를 맞고 노숙자들한테 창피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깔깔 웃는 걸 봤다고 했다. 엄마마저도 ‘오늘은 누구한테 맞았어?’라며 물어보더라.(웃음) 맞기도 많이 맞았다. 선배님들께서 워낙 노하우가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때려주신다.(웃음)”
이주우는 신화영 캐릭터에 대해 “엄청 노력파”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복단지(강성연 분)와 박서진(송선미 분) 양쪽을 왔다 갔다 하는 악녀여서 ‘박쥐 악녀’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는 “오히려 복단지 집에 들어가서 부엌데기 노릇하는 장면을 찍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워낙 차진 연기력 덕분에 그는 많은 이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다.
“사람들이 처음엔 절 못 알아보다가 ‘복단지’가 중후반 넘어가면서부터 많이들 알아봐주셨다. 오디션 보러 가면 아역배우 어머님들께서 많이 알아보시더라. 처음엔 시청자들도 제 캐릭터에 ‘신아영’이라고 잘못 알았다가 끝에 가서는 다들 정확하게 ‘신화영’이라고 댓글로 적어주시더라. 점점 화영이를 알아봐주는구나 싶었다.”
 
그는 악녀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신화영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오히려 이득이었다”고 말하며 신화영이란 독특한 캐릭터를 맡아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연기자로서 처음으로 이름이 알려진 작품이라 더욱 애틋하다고. 하지만 악녀 역으로 얼굴을 알렸기 때문에 이미지 고착에 대해서 고민을 할 법도 하다. 이에 이주우는 “전혀”라고 손사래를 쳤다.
“아직 신인이다. 아직 ‘이미지 고착’을 걱정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각인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것 같다. 제 연기에 대해 반응이 나오는 것 자체가 생경한 경험이었다. 대중에게 한 번이라도 눈에 띄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색을 입히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본래 실용음악을 전공한 음악학도였다. 연기도 23살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고. 다른 이들보다는 늦은 시작이기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단다. 가수가 되기 위해 들어간 기획사에서 연기를 권유해 우연히 배웠다가 재미를 느끼고 그래도 배우로 전향하기까지 했다. 가수에 미련은 없냐고 물으니 “그렇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우연히 배운 연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노래는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다른 이들에게 ‘잘 보여야’하고 잘하는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였다. 그런 시기에 배웠던 연기는 처음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도구였다. 연기를 하며 힐링을 받았고, 그 기억이 정말 좋아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미련은 없다. 노래 전공을 한 게 오히려 배우로서는 좋은 무기가 생긴 것이라 여기고 있다.”
배우를 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이주우는 아직도 연기 욕심에 목말라 있었다. 나이 또래들과 함께 하는 ‘로코’도 물론 욕심이 난다고. ‘돌아온 복단지’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이형철 또한 “배우라면 멜로를 해야지”라고 조언을 했단다. 드라마 ‘더킹투하츠’를 매번 돌려보는데, 극중 이윤지의 캐릭터가 항상 욕심이 난다고 고백한 이주우. 다음 작품에서는 꼭 ‘말랑말랑’한 편안한 역할을 해보고 싶단다.
“2018년에는 좀 더 이름을 알리고 싶다. 저 친구 되게 꾸준하구나, 단단하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단단해졌고, 스스로를 많이 알아가고 있다. 올해 ‘돌아온 복단지’를 통해 신화영이란 이름으로 살았는데, 그렇게 얻은 신화영이라는 이름도 좋지만, 내년엔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도 하나씩 붙여나가고 싶다.”/ yjh03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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