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베테랑 배우 하정우. 서글서글한 인상과 외모,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영화에서 그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마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중에게 믿음을 준다.
함께 연기한 차태현이 하정우를 가리켜 “내 평생 만났던 사람 중 가장 흥미로운 아이가 아닐까 싶다. 말을 재미있게 하니까 현장에서도 정우와 있으면 늘 유쾌했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일상이나 영화 속에서나 매력이 많은 배우, 그가 바로 하정우이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홍을 맡을지, 해원맥을 할지, 강림을 맡아야 할지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해원맥을 하면 강림은 나보다 나이가 많고 파워풀한 사람이 해야 했다”며 “2부를 보면 아시겠지만 내가 자홍을 하게 되면 안 어울릴 것 같았고 강림과 제일 흡사했다. 해원맥에 주지훈이 당첨됐고, 자홍은 이견 없이 차태현 형이 캐스팅됐다”라고 합류 과정을 설명했다.
“‘신과 함께’는 거의 1년 가까이 촬영을 했는데 계속 세트장에만 있었다. 1년 내내 일주일의 5일을 회사에 출근하듯 보냈다. 꽃이 피고 지고 계절마다 다른 바람 냄새를 몸소 체감하지 못하고 그렇게 1년을 보냈는데 촬영장의 먹을거리가 하나의 낙이었다.”
이어 “촬영당시 라면, 햄버거, 치킨, 짜장면 등 여러 가지 메뉴를 다양하게 먹었다(웃음). 그런 것들을 먹다가 심지어 분장실에서 취사까지 하게 됐다”며 “겨울에 난로를 피우면 은박지에 밤을 싸서 구웠고, 건어물까지 구워먹었다. 제가 워낙 대식가라서 많이 먹기도 한다. 쉬지 않고 계속 다양하게 많이 먹다보니 (차)태현이 형이 저를 신기하게 여겼던 것 같다(웃음)”고 설명을 보태 기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하정우를 대중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작품은 ‘추격자’(감독 나홍진)이다. 이 영화에서 미치도록 잡고 싶은 연쇄 살인범 지영민을 연기한 그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김윤석이 맡은 전직 형사 엄중호와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치는 그의 눈빛은 아직도 관객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박혀있다.
하정우는 “당시 김윤석 선배와 영화를 준비하면서 나눴던 이야기들, 촬영을 했던 과정이 지금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자양분이 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윤석이 형은 내 기억에 남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선후배 관계 이상의 애정을 밝혔다.
진짜 성격인지, 연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하정우의 모습은 능청 그 자체이다. 영화 ‘황해’(감독 나홍진), ‘범죄와의 전쟁’(감독 윤종빈)에서 캐릭터로서 보여준 ‘먹방’을 실제로도 보여주고 있다는 그는 걷기를 통해 체중 관리를 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하정우는 “저는 엄청나게 걷는다. (차)태현이 형과 약속을 잡은 날 제가 약속 시간에 맞춰 땀 흘리며 도착하면 형이 ‘오늘도 또 걸어왔느냐’고 묻는다(웃음). 걷기가 건강에 참 좋은 거 같다. 정신이 맑아진다. 단순히 살이 빠지는 미용의 목적이 아니라 정신 건강과 일상을 맑게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저희 집이 잠원동인데 집에서 홍대까지 걸어 다니기도 한다. 약속 자리가 끝나면 집으로 걸어 가곤 한다. 걷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다(웃음).”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