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이하 KOVO)이 4라운드부터 심판을 보조할 전자시스템을 도입한다.
올 시즌 V-리그는 각종 오심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9일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에서 나온 오심으로 주·부심을 비롯해 경기 감독관, 심판 감독관 모두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이례적인 중징계를 받았다. 또 하루 뒤에 열린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이 포히트 관련해서 강력하게 항의하는 모습도 나왔다.
점차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가운데, KOVO도 신뢰 회복을 위해 나섰다. 그중 하나가 전자기록시스템 도입이다.
이미 국제 대회를 비롯한 해외 리그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우선 주심과 부심이 태블릿을 가지고 있고, 무선으로 연결된 노트북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항목은 우선 로테이션 및 교체 상황. 점수, 그리고 테크니컬 타임 당시 시간 표시 등이다. 주심과 부심의 태블릿에 현재의 로테이션을 비롯해 득점 시 로테이션 변화, 또 선수 교체 항목 등이 표시된다. KOVO 관계자는 "일단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려고 한다. 국제 심판의 경우 이를 사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현재 심판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올 시즌 아직 포지션 폴트 등의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판정에 대한 짐을 일정 부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단 기존의 수기로 사용되던 방법과 전자 시스템은 병행될 예정. "현재 외국에서는 수기 대신 전자기록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V-리그는 올 시즌 시범 도입을 하는 것인 만큼, 수기와 전자를 병행한 뒤 심판의 의견을 듣고 다음 시즌 전경기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자 시스템인 만큼, 제대로 정착될 경우 발전 범위도 넓다. 현재 일부 외국 리그에서는 구단 측에도 이 태블릿이 지급돼 선수 교체, 비디오 판독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경기와 직결되는 만큼, 시스템이 안정될 경우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첫 도입 시점은 오는 31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남자부 대한항공과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이 될 확률이 높다. 여자부는 내년 1월 3일 흥국생명-GS칼텍스전에 도입될 예정. KOVO 관계자는 "이미 노트북과 태블릿 등 장비 마련은 끝났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난 뒤 점검을 한 뒤 안정성에 이상이 없으면 31일 경기부터 사용할 계획이며 큰 문제가 없으면 포스트시즌에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