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144G에도 사라진 200안타, 2018년에 나올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25 06: 02

경기 수가 늘었음에도 '꿈의 200안타'는 3년째 자취를 감췄다. 과연 이듬해에는 KBO리그 역대 2호 200안타를 만나볼 수 있을까.
1982년 KBO리그 출범 이래 꿈처럼 여겨졌던 기록은 여럿 있다. 그 중 하나는 200안타였다. 162경기 체제가 자리잡은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었지만 경기 수가 적었던 KBO리그에서는 언감생심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멀어만 보였던 대기록에 가장 가까이 갔던 건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었다. 이종범은 12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9푼3리(499타수 196안타)를 기록했다. 당시 시즌은 126경기였다. 단순 계산으로 이종범이 놓쳤던 2경기에 나섰다면, 대기록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2013년까지로 범위를 좁히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 아울러, 이종범은 프로 원년 백인천(당시 MBC)의 72경기 타율 4할1푼2리(250타수 103안타) 이후 최고 타율 기록자로 여전히 남아있다.

꿈을 이룬 건 2014년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은 팀이 치른 128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3할7푼(543타수 201안타)을 기록했다. 당시 서건창은 타율과 득점 1위에 올랐으며 꿈의 200안타를 넘긴 공로로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했다.
공교롭게도 서건창이 대기록을 세운 뒤부터 경기 수가 늘어났다. 열 번째 구단인 kt가 리그에 합류하면서 144경기 체제가 뿌리를 내렸다. 많아야 133경기 체제였던 KBO리그의 경기 수가 10경기 이상 늘어난 것. 자연히 누적 기록의 기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서건창이 첫 문을 열었고, 경기 수가 늘었기에 200안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2015시즌 최다 안타 타이틀은 유한준(당시 넥센)이 차지했다. 하지만 기록은 139경기 타율 3할6푼2리(520타수 188안타)였다. 그 뒤를 이어 나성범(184안타), 박병호(181안타), 에릭 테임즈(180안타)가 위력을 뽐냈지만 200안타와 거리가 있었다.
2016시즌에는 조금 더 기록이 올라갔다. 최다 안타 1위는 최형우. 그는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푼6리(519타수 195안타)를 기록했다. 그 뒤를 김태균(193안타), 이대형(192안타)이 이었다. 세 명 모두 190안타를 돌파했지만 아깝게 200안타를 넘지 못했다.
올 시즌 최다 안타 1위는 손아섭이었다. 손아섭은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5리(576타수 193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5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3안타가 부족했고, 결국 이를 넘지 못했다. 결국 144경기 체제에서 최다 안타는 지난해 최형우의 195안타. 서건창보다 안타 여섯 개가 부족했다.
경기 수가 늘어난 데다 타고투저 흐름이 더욱 심화되는 걸 감안하면 다소 의아할 수 있는 결과다. 리그 평균 타율은 2015시즌 2할8푼을 시작으로 지난해 2할9푼까지 올랐다. 2016시즌에는 3할타자만 40명에 달했다. 한때 '잘 치는 선수'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3할 타자가 팀당 4명 꼴이었다. 올해도 비슷했다. 리그 타율은 2할8푼6리, 규정타석 3할타자는 32명에 달했다.
선수들은 '200안타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히지만, 팬들로서는 대기록에 대한 희망도 있다. 10년 이상 중계 마이크를 잡은 해설위원 A는 "2018시즌에는 200안타가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 144경기 체제가 익숙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이제는 노하우가 쌓였다"라며 "개막 이전에 국제 대회도 없으며, 중반에 아시안게임으로 휴식기를 가진다. 체력적으로 도움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190안타를 돌파했던 이들이라면 모두가 후보다. 대기록을 일궈냈던 서건창을 필두로 손아섭, 최형우, 김태균 등은 언제라도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과연 또 한 번의 대기록을 넘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 바뀔 수 있을까. 2018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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