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게는 경계타자들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주요 화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타자들의 복귀이다. 박병호가 2년만에 친정 넥센으로 돌아왔다. 아울러 황재균은 1년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뒤로하고 kt와 계약했다. 김현수도 재계약에 실패하고 115억 원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세 명의 강타자들의 KBO 복귀는 2018년 여러가지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병호는 홈런왕 판도를 뒤흔들 태세이다. 이미 2년 연속 50홈런을 터트렸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현수와 황재균도 안정된 타율 3할과 20홈런 이상이 가능하다.
각각 소속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4번타자 박병호의 가세로 공격력이 막강해졌다. 공격력 부재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도 3할타와 20홈런이 가능한 김현수가 타순에 들어오면 훨씬 득점력이 강해졌다. 3년 연속 꼴찌 수모를 당한 kt도 황재균이 입단하면서 공격력과 내야 수비력을 동시에 보강했다. KBO리그로 본다면 흥행요소가 풍부해져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이들을 상대하는 팀들은 부담이 커졌다. 특히 8년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타이거즈는 정상 수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 KIA는 2017시즌 넥센, LG, kt를 상대로 각각 10승6패를 기록했다. 세 팀을 맞아 흑자 12승을 챙겼다. 흑자 31승 가운데 30%가 넘는다. 결과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세 팀의 공격력이 훨씬 강화되면서 KIA가 2018시즌에도 비슷한 규모의 흑자폭을 유지하기 쉽지 않아졌다. KIA는 내년에도 헥터 노에시, 양현종, 팻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으로 정상수성에 도전한다. 올해 네 명의 투수들은 모두 109 경기 선발등판에 57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당장 40~50홈런과 100~120타점이 가능한 박병호가 버티는 넥센 타선을 상대하기가 버거워졌다. 까다로운 타자 김현수와 황재균이 포진한 LG와 kt타선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포진하면서 파생되는 유형무형의 시너지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부답스럽다.
특히 세 팀에게 강했던 20승 투수 양현종의 내년 시즌 승수가 주목받고 있다. 양현종은 올해 세 팀을 상대로 10승 무패의 천적으로 활약했다. kt전 4승, LG와 넥센전은 각각 3승을 수확했다. 20승 가운데 세 팀에게서 절반의 승수를 채운 것이다.
헥터는 세 팀을 상대로 4승 무패로 강했다. 반면 팻딘은 2승4패로 부진했고 임기영은 3승3패를 기록했는데 특히 넥센에게 평균자책점 7.71로 약했다. 결과적으로 양현종과 헥터가 강해진 세 팀을 상대로 천적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아울러 팻딘과 임기영에게는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내년 시즌 정상을 지켜야 하는 김기태 감독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훌륭한 세 타자들의 복귀로 인해 리그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소속 팀들의 공격력이 강해졌다. 분명히 우리 팀에게는 경계타자들이다"라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