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29)는 새로운 배번 '22번'을 달고 뛴다. 두산 시절의 김현수가 아닌 'LG맨' 김현수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류중일 LG 감독의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김현수는 2년간의 메이저리그 경험을 뒤로 하고 KBO리그로 유턴했다. LG와 4년 115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LG 입단식에서 그는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연봉 값을 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현수는 "과분한 대우에 감사하다. 성적만으로는 연봉을 다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김현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현수는 계약 후 류중일 LG 감독에게 인사했다. 해외 여행 중이었던 류 감독은 전화를 받지 못하고 문자를 주고받았다. 류 감독은 "열심히 하겠다며 '경기에 내보내만 주십시오'라고 하더라. 잘 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얼마나 잘 해야 할까. 류 감독은 "개인 성적도 잘 해야 하지만, 결국은 팀이 잘 돼야 한다"며 "현수는 국가대표팀에서 같이 해봤고, 성실한 선수다. 그런 면에서 기대치도 있다"고 말했다. LG는 베테랑 박용택(38) 아래에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없다. 고만고만한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하고 있다. 김현수가 박용택과 함께 라커룸, 덕아웃의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바라고 있다.
류 감독은 성적에 관해서는 "두산 때 정도는 하지 않겠나. 그 정도는 하겠지"라고 짧게 말했다.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해 2015년까지 10시즌 동안 1131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3할1푼8리, 1294안타,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1회, 최다안타왕 2회 수상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인 2015시즌은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167안타), 28홈런, 121타점, 장타율 .541을 기록했다. 타율 3할3푼~5푼, 25~30홈런, 100~110타점은 해줘야 할 것이다.
역대 FA 최고 몸값(150억)을 받으며 올해 복귀한 이대호(롯데)는 타율 3할2푼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는데 4번타자로 활약했다. 처음으로 100억대 FA 기록을 세운 최형우(KIA)는 올해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파워에선 김현수가 이대호, 최형우보다 조금 부족하고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 정교함인 타율에서 더 괜찮은 성적이 기대된다. LG 타선이 KIA, 롯데에 비해서는 약하기 때문에 김현수의 부담은 더 클 것이다.
내년 LG 타순에서 박용택, 김현수, 외국인 타자의 중심타선이 예상된다. 류 감독은 김현수의 타순에 대해서는 "타순은 조금 두고 봐야 한다. 벌써 정해 놓으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기존 타자들의 기량도 점검하며 결정할 생각이다.
박용택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김현수에게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해야 한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과를 강조했다. 김현수는 그 말을 새겨 들으며 "잘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모든 면에서 앞장서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개인 성적 외에도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까지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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