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전반기 결산] 반환점 V-리그, 토종 최고 선수 경쟁 가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6 13: 00

2017-2018 V-리그가 막 반환점을 돌았다. 토종 최고 선수 명예를 향한 후보자들의 면면도 조금씩 추려지고 있다. 그러나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남자부는 삼성화재의 비상이 눈에 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삼성화재는 전반기 38점의 승점을 확보하며 1위로 절반 지점을 통과했다. 현대캐피탈(승점 36점)이 그 뒤를 바짝 쫓으며 흥미로운 레이스가 진행 중이다. 두 팀의 간판선수들도 순항 중이다.
삼성화재는 박철우(32)가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삼성화재 이적 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팀의 간판으로 전반기 1위를 이끈 주역이다. 박철우는 전반기 297점을 기록해 국내선수 2위에 올랐고, 58.17%의 공격 성공률은 리그를 통틀어 1위다. 60%를 넘는 성공률을 기록한 시기도 있었고, 지금도 2위 타이스(삼성화재·55.28%)에 여유 있게 앞서 나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31)과 신영석(31)을 앞세운다. 외국인 선수 득세의 시대에서도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문성민은 총 319점을 기록해 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 성공률도 52.99%로 리그 5위, 국내선수 2위다. 타이스와 공격이 분산되는 박철우와는 달리 어려운 공을 더 많이 때린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 신영석 또한 블로킹 1위(세트당 0.94개)와 속공 4위(57.48%)를 달리며 현대캐피탈의 막강 중앙을 지키고 있다.
정지석(22·대한항공)과 전광인(26·한국전력)은 공·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항공 부동의 레프트로 자리한 정지석은 공격 6위(52.91%), 득점 13위(254점), 수비 2위(세트당 5.23개)를 기록하는 등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가치가 빛난다. 올 시즌에는 더 과감해진 공격 공헌도가 눈에 띈다. 한국전력의 간판인 전광인은 공격 부문이 지난 시즌만 못하지만 서재덕이 빠진 공백을 공·수 모두에서 아우르며 분전했다. 후반기에 더 나아진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여자부도 춘추전국시대다. 이재영(21·흥국생명), 양효진(28·현대건설), 강소휘(20·GS칼텍스), 박정아(24·도로공사)가 막판까지 경쟁할 태세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이재영은 올해도 공·수 모두에서 분전 중이다. 팀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득점(277점)에서 토종 1위고, 리시브 2위(세트당 3.67개), 수비 7위(6.96개) 등 힘겨운 일정을 잘 버텨내고 있다.
양효진은 팀 성적과 함께 괄목할 만한 공·수 공헌도를 과시하고 있다. 블로킹(세트당 0.95개)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고, 60.29%의 속공 성공률은 가히 가공할 만하다.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236점을 올려 센터 포지션의 한계를 벗어날 기미가 보인다는 평가다. 센터 출신 MVP라는 쉽지 않은 대업 달성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팀을 옮긴 박정아와 ‘샛별’ 강소휘는 나란히 244점을 올려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공격 성공률은 강소휘가 37.61%로 토종 1위, 박정아가 36.11%로 토종 2위다. 이재영(34.78%)에 비해 다소 높다. 서서히 감을 찾으며 공격 성공률을 높여가고 있는 박정아, 그리고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강소휘가 이재영의 독주를 저지할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박철우-문성민-양효진-이재영(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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