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삭감 OK" FA 세일즈에도 시장은 찬바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2.26 06: 11

FA 시장이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9명의 FA 선수들이 시장에 남았지만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세대 교체, 내부 육성 바람이 불고 있는 KBO리그에서 특급이 아닌 FA 선수들에겐 힘겨운 겨울.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한 쪽은 선수가 아닌 구단이다. FA 계약 마감시한은 폐지됐지만 심리적인 마지노선은 1월까지. 2월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계약이 마무리돼야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가능하다.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일부 선수 측에서 먼저 세일즈에 나서기 시작했다. 연봉 삭감 등을 조건으로 몇몇 구단들에 영입 제의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구단들이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물밑에서 적극 어필하고 있으나 반응이 너무 미지근하다. 

FA 시장에 남은 9명의 선수 모두 30대 중후반 베테랑들로 평균 연령이 35.4세에 달한다. 내년이면 한 살씩 더 먹는다. 보상선수, 보상금을 주고 데려갈 만큼 투자할 만한 가치가 떨어진다. 최준석·이우민·채태인·이대형은 원소속팀이 보상선수 포기를 선언했음에도 다른 팀들의 콜이 없다. 
이처럼 연봉 삭감을 감수한 FA 세일즈에도 구단들이 움직이지 않는 데에는 선수 출신 단장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평이다. 현재 KBO리그 10개팀 단장 중 7명이 선수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야구인 단장들이 득세하면서 오히려 사사로운 '정'에 매달리지 않는다. 프로답게 냉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선수들은 "야구인 단장들이 많아졌지만 선수들에게 좋은 것은 별로 없다. 베테랑 선수들만 더 힘들어졌다"고 아쉬워한다.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며 내부 육성하는 분위기는 야구인 단장들이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선 "야구인 단장들이 담합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프로 구단은 냉정하게 가치 평가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장 출신 단장들은 선수의 효용 가치를 잘 안다. 대체 인력에 대해서도 현장과 대화가 된다. 정확하게 가치 평가를 한다. 야구적인 부분에서 판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쉽게 끌려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FA 협상에서도 구단들은 남은 선수들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을 끌어내려 한다. 최초의 조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적극적인 FA 세일즈에도 시장에는 찬바람만 분다.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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