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야 말로 어떤 장르의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어색하지 않게 녹아드는 배우가 아닐까. 멜로 로맨스 스릴러 범죄 액션 코미디극에 이어 이번에 처음 도전해본 판타지 장르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이하 신과 함께)도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필모그래피에 다시 한 번 흥행작을 아로새기고 있다. ‘흥행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줘도 아깝지 않다.
하정우의 흥행사는 매일 아침 집계되는 영진위 통합전산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6일 집계된 수치를 보면,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 함께’는 개봉 6일차인 어제(25일)까지 476만 433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과 크리스마스인 25일 연속으로 12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려는 팬들, 일정 관객 이상이 보장됐다고는 해도 주조연급의 배우들의 열연과 각색으로 이뤄진 탄탄한 감동 드라마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웹툰 팬들이 아쉬움을 제기하는 가장 큰 부분은 변호사 진기한의 부재이다. 저승에서 자홍(차태현 분)을 대변하며 환생으로 이끌었던 진기한이 영화에서는 저승삼차사 리더 강림(하정우 분)으로 압축 일원화됐다. 하정우는 자홍과 동생 수홍(김동욱), 어머니가 느꼈을 감정을 관객들이 놓치지 않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정우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작품은 ‘추격자’(감독 나홍진, 2008)이다. 이후 9년 동안 쉼 없는 활동을 통해 흥행지수를 새긴 부지런한 배우다.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군도:민란의 시대’ ‘암살’ ‘아가씨’ ‘터널’ 등으로 숨 가쁘게 달려오던 그가 지난해 ‘아가씨’와 ‘터널’로 다시 한 번 흥행세를 굳혔다.
‘신과 함께’에 이어 1987년 민주주주의 단초가 된 역사적 사건을 그린 ‘1987’을 통해 다시 한 번 새 얼굴로 관객들을 만나는 하정우. 장르가 다른 작품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그가 ‘1987’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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