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의 시작은 자기반성의 시간이었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도, 진짜 국민들도 응원하는 MBC '뉴스데스크'가 새롭게 태어났다.
26일 오후 8시,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MBC 특집 '뉴스데스크'에서 박성호 앵커와 손정은 아나운서는 단정하게 서서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뉴스데스크'는 그동안 비상 체제에서 이날 정상 체제로 돌아왔다.
이들은 뉴스 보도 대신 "공영방송다운 게 무엇인지 늘 고민하겠다"며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겠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서 5년간 MBC가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앵커는 "세월호 참사 때엔 유가족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깡패처럼 몰아갔다. 정부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이 드러나도 침묵했다. 이러한 뉴스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 최순실이란 이름, 국정농단이란 표현도 감췄다"고 스스로 비판했다.
또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 나쁜 뉴스는 계속 나왔다. 기자 윤리, 저널리스트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 MBC 기자들을 대표해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죄송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MBC가 스스로 가장 잘못된 보도로 꼽은 건 세월호 침몰사건이었다. "세월호를 구하지 않고 정권을 구했고 정부의 입이 돼 권력에 충성했다"며 앞서 전원 구조 오보, 희생자 보험금을 다룬 기사, 해경을 희생양 삼아 꼬리자르기, 선정적 이슈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안긴 점 등을 시인했다.
지난 4일, 전국언론조합 MBC본부는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세우며 전면적인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이사회에서 김장겸 사장 해임안이 통과됐고 노조 측은 현장에 복귀됐다. 특히 최승호 신임 사장은 "시청자에게 응답하고 소통하는 뉴스"를 약속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뉴스데스크' 측은 시민들을 만나 직접 목소리를 들어봤다며 지난 5년간 MBC에 대한 채찍질과 앞으로 바라는 점 등을 담았다. 시민들 대부분 MBC의 정상화를 기대하며 공정하고 아름다운 뉴스를 부탁했다.
MBC를 대표하는 인물들도 '뉴스데스크'가 제대로 된 길을 걷길 바랐다.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끝나고 주말 '뉴스데스크' 바로 보면 되겠네요"라며 30일부터 김수진 앵커의 단독 진행으로 새 출발하는 주말 '뉴스데스크'를 직접 홍보했다.
방송인 노홍철 역시 김수진 앵커의 단독 진행 소식을 기뻐했고 '음악캠프'를 오랫동안 맡고 있는 DJ 배철수도 "새로워진 주말 뉴스데스크 기대하겠다"며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시청자들 역시 평일과 주말 '뉴스데스크'의 변화를 두 팔 벌려 반겼다.
'뉴스데스크' 측은 "뼈 아픈 지적과 MBC 뉴스의 부끄러운 과거, 오늘 하루로 사죄의 말씀을 끝내지 않겠다. 내일도 과오를 그대로 보내드리겠다", "진실을 전하겠다", "책임 있는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바로 세우겠다"며 거듭된 반성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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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