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FA 신청을 1년 미룬 외야수 이용규와 내년 시즌 연봉 4억원에 일찌감치 계약했다. 이용규는 올해 연봉 9억원을 받았지만 역대 리그 최고 삭감 5억원을 받아들였다.
이용규와 연봉 문제를 빨리 매듭지은 한화이지만 올 겨울 연봉 협상이 만만치 않다. 내년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투수 윤규진(33), 내야수 송광민(34), 외야수 최진행(32)이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연봉 협상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걸릴 듯하다.
3명의 선수 모두 내년 연봉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
윤규진은 올해 36경기에서 119이닝을 던지며 8승7패2홀드 평균자책점 5.22를 기록했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 사정에 의해 구원으로 시작했고, 5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8월 이후 3승2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올해 연봉은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송광민은 주전 3루수로 핫코너와 중심타선을 지켰다. 117경기 타율 3할2푼7리 143안타 13홈런 75타점 71득점 OPS .832를 기록했다. 2년 연속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실책도 9개로 한 자릿수. 6월부터 주장을 맡아 감독 교체 등으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바꿨다. 올해 연봉은 2억원.
최진행도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장기 결장했지만 막판에 분전했다. 89경기 타율 3할6리 79안타 13홈런 50타점 29득점 OPS .914.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후반기에 홈런 12개를 몰아치면서 OPS 1.078을 기록했다. 후반기 OPS는 리그 전체 통틀어 3위. 올해 연봉으로 1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처럼 성적으로 인상 요인이 있고, 예비 FA라는 점에서 프리미엄도 기대해 볼만하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하겠지만 예비 FA라고 해서 무조건 큰 폭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FA를 생각하면 대폭 인상을 할 법도 하지만, 올해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분위기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도 한화의 원칙이 잘 드러난다. 내부 FA 정근우·박정진·안영명 모두에게 2년 이하 계약을 제시하며 '합리적인 계약'을 고수 중이다. 나이를 생각해서 다년 계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내년 FA 윤규진·송광민·최진행도 30대 중반이란 점에서 올해 팀 내 FA들과 비슷한 흐름이 될 수도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화는 팀 성적 부진에도 연봉 인상률이 높았다. 2016년 투수 안영명은 예비 FA 프리미엄으로 연봉이 1억55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80.6%나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체질개선 중인 지금의 한화 분위기로는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없을 전망이다. /waw@osen.co.kr
[사진] 윤규진-송광민-최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