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요즘 KBO리그 선수들에겐 무겁게 다가오는 나이다.
2017시즌을 끝으로 40대 베테랑 선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1974년생 최영필, 1975년생 조인성, 1976년생 이승엽·이호준, 1977년생 송신영, 1978년생 정대현 등이 현역 선수로서 유니폼을 벗었다. KBO리그에 부는 세대 교체 바람 앞에서 설자리를 잃거나 스스로 떠나야 할 때를 정했다.
내년 시즌 불혹의 나이가 될 선수들도 남의 일 같지 않은 요즘이다. 1979년생, 내년으로 만 39세이자 우리나이 불혹이 되는 선수로는 LG 박용택, 삼성 박한이, 롯데 이정민 등 3명이 있다. 1976년생 박정진·임창용과 함께 KBO리그에 남은 1970년대생 마지막 세대들이다.
박용택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건재를 과시 중이다. 지난 2002년 입단 후 16시즌을 보낸 박용택은 올해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했다. 138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175안타 14홈런 90타점 83득점 72볼넷 OPS .903으로 팀 내 최고 활약을 했다.
불혹의 나이가 되는 내년에 주장 완장까지 차며 두 배로 책임감이 커졌다. 통산 2225안타로 이 부문 역대 1위 양준혁의 기록(2318개)에도 93개 차이로 다가섰다. 내년 시즌 중으로 1위 등극이 유력하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친다면 개인 3번째 FA 자격까지 취득한다.
이승엽의 은퇴로 박한이는 삼성 팀 내 최고참이 됐다. 2001년 프로 입단 후 17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해까지는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로 노익장을 발휘했으나 올해 무릎 부상 여파로 기록이 끊겼다. 68경기 타율 2할6푼3리 31안타 4홈런 14타점 OPS .774에 그쳤다.
하지만 몸 상태가 회복된 후반기 38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OPS 1.04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승엽의 은퇴로 자리가 비어있는 삼성의 지명타자 1순위. 베테랑 박한이가 살아나야 삼성도 명가 재건을 기대할 수 있다.
투수로는 이정민이 있다. 2002년 롯데 입단 후 17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크게 화려하지 않지만 통산 367경기 22승23패11세이브42홀드 평균자책점 4.37로 묵묵히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켰다. 올해 24경기 3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주춤했지만 롯데는 내년에도 기회를 준다. 젊은 투수들이 급성장한 롯데에서 노장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ww@osen.co.kr
[사진] 박용택-박한이-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