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와 하정우의 전쟁이 시작됐다.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12월 극장가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하정우의 또다른 주연작 '1987'(장준환 감독)이 마침내 개봉하며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힌 하정우의 두 영화가 나란히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는 지금, 극장가에서는 하정우와 하정우의 싸움이라는 흥미로운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신과함께'는 개봉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들린 흥행세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단 54시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압도적인 흥행의 '신과함께'는 크리스마스 연휴 내내 12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평일에도 꾸준히 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천만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신과함께'와 일주일 차이로 오늘(27일) 개봉한 '1987' 역시 또다른 천만 기대작이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지구를 지켜라' 등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신작 '1987'은 하정우, 김윤석, 유해진, 김태리, 이희준, 박희순 등 주연배우들은 물론, 설경구, 강동원, 여진구 등 화려한 배우들이 특별 출연으로 힘을 보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작품. 시사 후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작품"이라는 호평이 쏟아지며 흥행 분위기를 예열하고 있다.
하정우는 '신과함께'에서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을 맡았다. 강림은 원작에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변호사 진기한 역이 흡수돼 변주된 캐릭터인 만큼, 하정우는 매력적인 강림 캐릭터를 스크린에 구현하는 동시에, 진기한의 부재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스마트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 강림 역을 맡은 하정우는 "역시 하정우"라는 찬사를 이끌어내며 천만 굳히기에 들어간 '신과함께'의 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1987'에서도 하정우는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공안부장 최환 역을 맡았다. 실존인물이기도 한 최환은 극 중 박종철의 화장을 거부하고 부검을 결정해 자칫 묻힐 뻔한 진실을 구해내며 영화의 본격 전개에 신호탄을 쏘는 인물. 하정우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의 숭고한 이야기를 그린 '1987'의 문을 열쇠가 된다.
하정우와 하정우의 맞대결에 과연 '신과함께'와 '1987'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가 최고의 관심사. '신과함께'가 천만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1987'이 나란히 천만을 돌파하며 '쌍천만'이라는 초유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2월, 나란히 두 영화를 선보이게 된 하정우는 앞서 인터뷰를 통해 "나도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관객들에게 두 작품 모두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며 "올림픽 결승전을 두 번 뛰는 느낌이다. 전혀 다른 영화, 다른 캐릭터, 다른 투자 배급사다. 경쟁보다는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가 많으니 관객들이 즐기며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2월 극장가, 대작들의 경쟁을 넘어선 하정우와 하정우의 빅매치다. 하정우 대 하정우, 이 흥미로운 대결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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