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지" vs "재발방지"
tvN '화유기'가 역대급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회 만에 뼈 아픈 방송사고를 낸 것은 물론 알고 보니 스태프 추락사고까지 벌어졌던 터라 첫 방송 1주일 만에 가장 '핫한' 논란작이 되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결국 제작 중지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지난 23일 새벽 1시 40분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화유기' 세트장에서 제작사인 JS픽쳐스의 소도구 제작 용역업체 MBC아트 소속 스태프가 무리한 업무 지시를 이행하다 추락 사고를 당했다. 다음 날 촬영을 위한 샹들리에 설치 작업 중 벌어진 일.
이 스태프는 3m 높이에서 떨어져 허리뼈와 골반뼈가 부서지는 등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안전장비는 없었다고. 그가 올라갔던 세트 천장부는 무게가 적고 가격이 저렴한 스프러스 소재 나무로 지어진 걸로 알려졌다.
게다가 늦은 시간이라 해당 스태프가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다음 날 설치를 부탁했음에도 JS픽쳐스 측이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도 있다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측이 27일 알렸다. 심지어 미술감독은 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미술팀을 제작에서 빼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조합 측은 이 같은 폭로와 함께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JS픽쳐스의 미술감독과 사고 현장인 세트를 부실 시공한 업체의 대표 뿐 아니라 현장 총 책임을 맡은 박홍균 PD의 사고 직후 대응과 책임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또한 지난 5월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의 사망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CJ E& 측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드라마 제작중지 명령을, 방송통신위원회와 관계당국에는 원인과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이보다 앞서 tvN 측은 스태프 추락사고에 관해 "안타까운 사고로 아픔을 겪고 계신 가족 분들께 가슴 깊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화유기'에 관심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며 사과 입장을 냈다.
일단은 다친 스태프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며 사고 사후 처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 tvN 측은 "촬영 현장에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으로 김정현 PD를 새롭게 투입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화유기'는 숱한 잡음 속 오는 30일 3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다음 날 예정된 4회는 연기된 상황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