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결산] '김성근 시대 마감' 한화, 체질개선 시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2.29 06: 00

김성근 감독이 떠난 한화, 체질개선의 첫걸음을 뗀 2017년이다. 
한화에 2017년은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김성근 전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 박종훈 단장과 갈등이 표면화되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불길한 기운이 번지기 시작됐다. 그 와중에 메이저리그 출신 특급 외인 선수들을 구축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는 8위, 또 한 번의 실패였다. 파국으로 끝난 시즌이지만 체질개선, 변화를 위한 뉴 챌린지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 김성근 감독 중도 퇴진

지난 2014년 10월,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한화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이었다. 그러나 계약기간 3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성근 감독도 구원자는 되지 못했다. 올해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전력 승부를 기대했지만 구단 내부와 갈등이 심화돼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5월23일 중도 퇴진이 결정됐다. 당시 성적은 18승25패 승률 4할1푼9리 9위. 시즌 초반이라 반등이 가능했기에 빠른 퇴진이었다. 
▲ 이상군 감독대행 건강야구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자리에는 이상군 투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올랐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고, 한화는 6월13일 이상군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간다고 선언했다. 이상군 대행은 투수 운용에 있어 무리하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피로가 누적된 권혁·송창식·장민재 등 주요 투수들을 일찌감치 시즌 아웃시키며 투수력 보존에 힘썼다. 이 대행 체제 성적은 43승56패2무 승률 4할3푼4리. 같은 기간 9위였다. 
▲ 부상 또 부상, 19명·29차례 부상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한화의 '부상 악령'은 끊이지 않았다. 시즌 전부터 이용규가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고, 5월에는 손목 골절상으로 두 달을 재활했다. 외인 원투펀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알렉시 오간도도 두 달 가량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김태균·정근우·송광민·최진행·이성열·하주석·최재훈 등 주축 대부분이 부상에 시달렸다. 총 19명의 선수들이 29번이나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정도로 심각했다. 
▲ 베테랑 대거 정리, 젊은 팀 재편
시즌 도중에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다. 6월에만 이재우·이양기·조인성·송신영·이종환 등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웨이버 공시됐다. 한동안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육성선수였던 젊은 피들이 정식선수로 전환돼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박상원·이충호·정경운·김태연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즌 후에도 김경언·정대훈 등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추가 방출됐다. 가능한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 2년 연속 규정이닝 투수 0명
올해도 한화의 규정이닝 투수는 없었다. 지난해 kt와 함께 유이하게 규정이닝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한화는 올해 10개팀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배영수의 128이닝이 팀 내 최다기록.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와 오간도는 부상으로 각각 112이닝, 110이닝 소화에 그쳤다. 확실한 선발 에이스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연속 토종 선발 10승 투수도 없다. 후반기 김재영의 성장이 위안거리였다. 
▲ 김태균 86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
간판스타 김태균은 86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해 8월7일 대전 NC전부터 6월3일 대전 SK전까지 86경기 내내 한 번도 빠짐 없이 1루를 밟았다.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의 6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훌쩍 넘겼다. 햄스트링·복사근 부상으로 52일간 1군에서 제외된 김태균은 94경기 타율 3할4푼 121안타 17홈런 76타점 OPS .958로 시즌을 마쳤다. 부상으로 아쉬움이 남은 해였다. 
▲ 로사리오, 최고 외인 타자
올해 한화의 최고 볼거리는 외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였다. 2년차 시즌을 맞아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119경기 타율 3할3푼9리 151안타 37홈런 111타점 100득점 OPS 1.075 10도루. 외국인 타자 중에서 최고 성적을 내며 한화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6월16일 수원 kt전에선 KBO리그 최초 4연타석 홈런으로 괴력을 뽐냈다. 일찌감치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러브콜을 받았고, 2년 총액 750만 달러에 계약했다. 
▲ 최재훈 트레이드, 포수난 해소
한화는 오랜 기간 포수난으로 고생했다. 2014~2016년 모두 외부에서 온 포수들이 안방을 맡았다. 2014년 조인성, 2015년 허도환, 2016년 차일목이 차례로 합류했지만 모두 30대 베테랑 선수들로 장기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20대 젊은 포수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 4월16일 내야수 신성현을 내주는 조건으로 두산 포수 최재훈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리드와 송구력으로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 권혁·송창식, 혹사 후유증
지난 2년간 한화 불펜야구의 상징이었던 권혁과 송창식. 권혁은 144경기 207⅓이닝, 송창식은 130경기 206⅔이닝을 던지며 힘을 소모했다. 결국 올 시즌에는 탈이 났다. 지난겨울 나란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그 여파로 정상 구위를 찾지 못했다. 권혁은 37경기 1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6.32, 송창식은 63경기 5승6패15홀드 평균자책점 6.63으로 고전했다. 권혁은 8월 중순, 송창식은 9월초에 시즌을 마감했다. 
▲ 한용덕, 감독으로 금의환향
시즌 후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가 고향팀 한화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2012년, 2014년 두 번이나 감독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김응룡·김성근 감독의 등장으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두산에서 3년간 투수코치로 실적을 내며 지도력을 재확인했고, 한화로 금의환향했다. 3년 총액 12억원 조건. 외부 FA 영입 없이 내부 자원 육성으로 승부한다. 장종훈·송진우·강인권 등 한화 출신 코치들도 대거 합류하며 이글스 부활을 위해 힘을 모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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