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무슨 죄?"
재입대 공약까지 내걸 정도로 작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할 만큼 애정이 높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각종 논란과 잡음, 사건사고다. 이승기를 향해 안타까운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 10월 31일 전역한 이승기는 가수로 컴백보다 배우의 길을 먼저 선택했다. 쏟아진 러브콜 속 그가 택한 건 홍자매 작가의 tvN '화유기'. 앞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통해 호흡을 맞췄기에 작가진에 대한 이승기의 신뢰는 높았다.
제작진 역시 "이승기는 손오공 그 자체"라며 배우의 열정을 높이 샀다. 이승기도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작품 중 가장 힘든 작품이 '화유기'라면서도 바짝 들어있던 군기로 해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23일 첫 방송 시청률이 10%가 나오면 재입대를 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내걸었다. 그의 이름 옆에 '재입대' 연관검색어가 생길 정도로 이 발언은 화제를 모았고 그 만큼 '화유기'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뚜껑 열린 '화유기'는 팬들의 기대와 사뭇 달랐다. 1회부터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산만하다", "기대 이하"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걸 '화유기'가 여실히 입증했다.
다만 배우들에 대한 호평은 막을 수 없었다. 특히 이승기는 깐족 대마왕 손오공으로 완벽하게 분해 그동안의 공백기를 말끔하게 지웠다. 차승원, 오연서와 훌륭한 '케미'로 그나마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그러나 2회 만에 '화유기'는 CG처리 미완성 방송분을 내보내는 등 '역대급' 사고를 쳤다. 여기에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새벽 잔업 중 3m 세트장에서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측은 28일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함께 사고현장을 조사했고 "제작사 측이 사고 발생 후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 언제든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제2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스태프가 속한 MBC아트 측은 제작사 JS픽쳐스 법인, 대표, 해당 업무를 지시한 미술감독을 업무상 과실치상, 공갈,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내달 초부터 사고 조사가 이뤄진다고 경찰 관계자는 알렸다.
결국 '화유기'는 방송 시작 1주일 만에 3~4회가 결방된다. tvN 측은 29일 "'화유기'의 제작 환경을 점검하기 위해, 30일 방영 예정이던 '화유기' 3화 편성을 최소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문제작이 된 '화유기'다. "배우들은 무슨 죄"라는 원성이 쏟아지는 당연한 이유다. 이승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정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