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KBO리그, 8090 토종 선발 몰려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2.30 06: 05

KBO리그의 토종 선발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토종 선발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으나 내년부터 토종 선발 자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생 좌완과 90년대생 우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팬들의 기대도 치솟고 있다. 
80년대생 좌완 투수의 선두 주자는 단연 양현종(KIA)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데뷔 첫 20승 고지를 밟으며 팀동료 헥터 노에시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등극했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두 차례 등판을 통해 1승 1세이브(평균 자책점 0.00)의 완벽투를 뽐내며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정규 시즌 MVP, 한국시리즈 MVP,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동시에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 28일 KIA와 연봉 23억원에 재계약을 마친 양현종은 명실공히 리그 최고의 선발 요원으로서 KIA의 통합 2연패를 이끌 각오다. 
대표팀 에이스 출신 김광현(SK) 또한 부상에서 돌아온다.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이후 순조로운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오랫동안 공을 던지지 못한 김광현은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확실히 깨달았다. 몸과 마음 모두 성숙해진 모습이다. "올해 아쉬운 점을 만회하겠다. 내년에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대한 보탬이 되겠다"는 게 김광현의 말이다. 

현역 좌완 최다승 장원준(두산)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08년 이후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모범 FA 사례로 꼽힌다.  역대 타 구단 이적 FA 투수 가운데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더 많았다. 장원준은 두산 이적 후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큰 공을 세우는 등 이른바 '이맛현'(이맛에 현질(돈을 쓰다)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올 시즌 KIA에 패권을 내준 아쉬움을 되갚는 게 장원준의 1차 목표. 
차우찬(LG)은 올 시즌 28차례 마운드에 올라 10승 7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43. 승수는 적었으나 16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고도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면서 평균 자책점을 낮췄다. 차우찬이 토종 에이스로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11로 우승팀 KIA(4.30)보다 더 좋았다. 삼성 시절 은사였던 류중일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된 차우찬은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주역이 될 각오다. 
90년대생 우완 선발 가운데 박세웅(롯데), 최원태(넥센), 임기영(KIA), 장현식(NC)이 대표적이다. 박세웅은 최동원, 염종석에 이어 롯데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안경 에이스다. 20대 초반에 이미 팀의 1선발 역할을 도맡을 만큼 성장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12승 6패(평균자책점 3.68)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후반기 들어 체력 저하로 부침을 겪었지만 전반기 동안 박세웅이 보여준 활약상은 박수받을 만 했다.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한층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최원태의 등장은 넥센의 올 시즌 가장 큰 소득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와 달리 선발진 운용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위기에 놓였으나 최원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5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평균 자책점 4.46)를 기록하며 넥센 마운드의 새 얼굴 탄생을 알렸다. 아쉽게도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게 됐지만 내년에도 넥센의 선발 요원으로서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전망이다. 
임기영과 장현식은 올 시즌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으나 확실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임기영은 정규 시즌 8승 6패(평균 자책점 3.65)의 깜짝 활약을 펼치며 KIA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장현식은 9승 9패(평균 자책점 5.29)로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임기영과 장현식은 지난달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도 활약을 뽐냈다. /what@osen.co.kr
[사진] 양현종-김광현-박세웅-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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