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레알 마드리드)가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가운데 은퇴한 축구 전설들과 현직 최고의 선수들이 그래도 리오넬 메시(30, FC바르셀로나)가 1인자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2017년은 누가 뭐래도 호날두의 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호날두는 2016-2017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6경기에 출전해 42골을 터트렸다.
올해 각종 주요 상도 응당 호날두의 몫이었다. 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Ballon d'or)를 비롯해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싹쓸이했다. 영국 월드사커 올해의 선수도 호날두의 차지였다.
그럼에도 팔이 안으로 굽었을까. 바르사 레전드들과 캄프 노우를 누볐던 이들은 모두 메시의 손을 들어줬다. 메시와 함께 바르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는 "호날두는 역사적인 선수지만, 메시와 비교할 수는 없다"며 "메시는 팀플레이와 개인기 모두 완벽하지만 호날두는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게리 리네커는 "호날두는 최고의 공격수이지만 메시처럼 할 수는 없다. 발롱도르가 최고의 선수들에게 주는 상이면 최고의 선수인 메시가 매년 타야 한다"면서 "호날두는 최고의 업적을 달성한 위대한 선수이지만 메시가 너무 환상적"이라고 메시 1인자론에 힘을 실었다.
현재 바르사에서 메시와 발을 맞추고 있는 이반 라키티치(크로아티아)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인 호날두를 존경하지만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메시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메시, 호날두와 별 다른 관계가 없는 이들은 누구를 1인자로 선택했을까. 첼시와 벨기에의 에이스인 에당 아자르는 "지난 10~15년 동안 메시에 근접한 선수는 없었다"며 메시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탈리아와 AS로마의 전설인 프란체스코 토티도 "세계 최고는 메시다"라고 주장했다. 악동 조이 바튼(잉글랜드)은 "호날두는 놀라운 일을 해냈지만 역사상 최고의 선수일까"라며 "그가 당대 최고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메시가 여전히 앞서 있다"고 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유벤투스의 살아있는 레전드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세계 최고의 선수는 호날두"라고 주장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가 지난 25일(한국시간) 발표한 '2017년 유럽 5대 리그 축구선수 톱 100'에서는 메시가 호날두(4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영국 가디언이 선정한 '2017 세계 축구선수 톱 100'에서도 메시가 호날두(2위)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10년 동안 정확히 5회씩 발롱도르를 양분했다. 메시와 호날두의 '최고' 논쟁은 당분간 세계 축구계에서 계속될 전망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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