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티스트 낸시랭과 남편 왕진진이 논란 끝에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기자회견으로 여전히 궁금증이 남았다.
낸시랭과 남편 왕진진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낸시랭은 앞서 지난 27일 위한컬렉션 회장으로 알려진 왕진진과 서울 용산구청을 찾아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직접 알렸다. 예상치 못한 깜짝 발표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낸시랭의 남편 왕진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은 커졌다. 특히 왕진진은 여러 매체의 보도로 지난 2009년 故 장자연의 편지를 위조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준주와 동일 인물이고, 특수강도강간, 사기횡령 등 전과까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왕진진이 故 장자연과 관련된 편지를 위조한 인물이라는 사실. 이에 대해 왕진진은 故 장자연 편지 위조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맞지만, 장자연의 편지를 받은 것 역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왕진진은 "장자연과 관련된 인물인가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맞다. 이미 과거에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에 대해서 일일이 열거할 순 없지만, 故 장자연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는 게 아닌데 이런 사건이 자꾸 대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故 장자연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왕진진은 "장자연은 많이 만났다. 10대 때 많이 만났다. 편지를 위조한 적 없고, 실제 장자연에게 받은 편지가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故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것으로 마무리 됐다. 필요하다면 증거를 제출해서 진위 여부를 확인받겠다"고 말했다.
왕진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장자연에게 직접 받았다고 주장하는 미공개 편지를 공개했다. 왕진진이 故 장자연에게 받았다고 주장하는 편지는 찢겨져 있는 상태로, 왕진진은 취재진 앞에서 직접 편지를 들어보였다. 왕진진은 미공개 편지를 공개하며 "제가 교도소에서 이걸 뺏기지 않기 위해 다른 수용자 방에 숨기고, 이걸 지키느라 형용할 수 없이 힘들었다. 온갖 의혹과 오해에 휩싸여 이것을 공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여러 매체의 보도로 논란을 일으킨 사실혼 관계의 여성과 범죄 경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사실혼 관계의 여성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 왕진진은 "저는 법적으로 결혼한 적이 없다. 저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는 황모 씨라는 여성 분은 함께 비즈니스를 했던 관계로, 함께 일을 했기 때문에 집안에 대소사가 발생하면 일을 도와드린 것 뿐"이라며 "그 분은 법적으로 결혼한 남편 분과, 30대 중반의 자식도 있다"고 해명했다. 낸시랭은 "두 사람은 사업상 거짓 부부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며 "황모 씨로부터 엄청난 협박을 받았다. 제게 협박과 모함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기횡령 등 전과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자발찌를 착용했고, 착용하지 않았고를 왜 궁금해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과자는 행복하게 연애하고 결혼할 권리도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혹을 속시원히 해명하겠다고 만든 자리였지만, 그 어떤 의혹도 시원하게 해명되지는 않았다. 故 장자연의 편지 위조 사건으로 법적 책임을 진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도리어 "장자연에게 편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주장하며 그 때 당시의 재판부 판결을 뒤집었다. 결혼 전 사실혼 관계의 여성이 있었다는 것도 "사업상 거짓 부부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여전한 궁금증을 남겼다. 특수강도강간, 사기 횡령 등 전과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자발찌를 했다, 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왜 궁금해 하는지 모르겠다. 전과자는 행복하게 연애하고 결혼할 권리도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여 오히려 의혹을 더 키웠다.
낸시랭은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낸시랭은 "저는 여러분이 궁금해 하고 계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저는 제 남편 왕진진, 전준주를 사랑한다. 저희 부부를 축복해달라"고 눈물로 읍소했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고 눈물까지 보인 낸시랭이지만, 아무런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궁금증만 남았다. 다급하게 결정된 기자회견에도 속 시원하게 해명된 진실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낸시랭-왕진진 부부의 기자회견이 아쉬운 이유다.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