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요"
3시간 30분이 훌쩍 넘는 시상식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눈물과 찡한 감동도 함께였다.
30일, 마포구 상암 MBC에서 오상진-김성령의 사회로 2017 MBC 연기대상이 진행됐다. '역적'이 김상중의 대상을 비롯해 굵직한 주요 부문 트로피를 따내며 8관왕에 올랐고 유승호, 조정석, 장혁, 하지원, 김지석, 이하늬 등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가 행복한 시상식이었지만 그리운 이들을 향한 눈물도 가득했다. 송옥숙은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황금연기상-연속극' 부문 트로피를 받고서 "올해 우리 곁을 떠난 배우들이 많다. 고 김지영, 김영애, 윤소정, 김주혁을 그리워하는 마음 담아 시를 암송하겠다"며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영시를 읊어 눈길을 끌었다.
다른 이들도 깊은 그리움을 남기고 떠나 하늘의 별이 된 배우들을 추모했다. 대표로 김상중은 "올해가 가기 전에 그리운 그분들을 추억하고자 한다. 우리들 기억과 가슴 속에 그분들은 영원한 배우들이었다. 그래서 참 많이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잊지 않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올해 고인이 된 김영애, 김지영, 이미지, 김주혁의 생전 밝았던 얼굴과 열정 넘치는 연기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좋은 배우가 있어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오랫동안 기억될 이름 김영애, 김지영, 이미지, 김주혁. 별은 졌지만 그 여운은 아직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라는 코멘트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장 많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건 송선미였다. 그가 '돌아온 복단지'로 연속극 부문 우수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유난히 많은 동료 배우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선미는 지난 8일 흉기 사망사건으로 남편을 갑작스럽게 잃었다.
무대에 선 송선미는 "앞으로 더 힘내서 열심히 살라고 주시는 상 같다. 감독님 작가님 같이 출연한 동료 선배분들 감사하다. 힘든 상황 속에서 촬영하면서 연기로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 연기하면서 행복했다"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
이어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 보니 이 땅에 혼자 아기를 키우는 싱글맘들 힘냈으면 좋겠다"며 "하늘에서 보고 있을 남편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정의는 이뤄지고 밝혀진다고. 적어도 저는 제 딸에게 그런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다"고 밝혀 듣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2017 MBC 연기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