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사 연기대상은 이변과 이견 없는 수상으로 마무리 됐다. 자칫 대상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받는 '공동수상'마저도 동의하게 만드는 대상 수상자들이다.
- MBC=김상중
지난 12월 30일 열린 2017 MBC 연기대상의 대상 수상자는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 김상중이었다. 극 중 아모개 역으로 초반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상중은 조정석, 장혁, 최민수, 하지원, 유승호, 엄정화, 허준호를 제치고 대상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김상중의 대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 경쟁 후보자들이 쟁쟁하긴 했지만 '역적' 초반 김상중이 안방에 선사한 전율과 감동은 대단했기 때문. 네티즌 역시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김상중은 수상 소감으로 "상의 경중을 떠나 이런 자리에 서면 참 좋은 게 있다. 한 해 동안 감사를 드려야 했던 분들에게 이런 자리에서 감사 인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백성이 주인인 나라, 그 나라에서 백성의 아픔을 뜨겁게 절절하게 연기하신, 비록 한 회였지만 드라마 엔딩의 대미를 장식해주신 최교식 님의 모습이 '역적'의 주제였다”며 시상자인 최교식에게 공을 돌렸다. MBC의 새로운 시작에도 응원을 보냈다.
끝으로 “저도 어느덧 선배의 축에 끼어 들어가고 있다. 대접받는 선배가 아니라 모범을 보이는 선배가 되도록 하겠다. 송구영신 하십시오”라고 마무리했다.
- KBS=김영철·천호진
KBS 연기대상의 대상 주인공들은 주말드라마 속 '아버지들'이었다. 김영철과 천호진이 2017년 K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된 것.
12월 31일 방송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아버지가 이상해'의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생'의 천호진이 대상을 받았다. 김영철은 17년전 '태조 왕건'에 이어 두 번째로 상을 받았고 천호진은 첫 영광이었다.
김영철은 "감사하다. 17년 전에 궁예로 여러분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 이렇게 큰 영광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 같이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난 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고, 천호진은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질 거 같아서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두의 부모님들께 드리겠다. 그리고 저도 어느 부모의 아들이기 때문에 저희 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신데 빨리 완쾌되시면 좋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더불어 아내에게 "연애할 때 한 약속을 지키는 데 34년 걸렸다. 너무 늦었다. 미안하다. 당신만 허락한다면 다음 생애에 당신과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 꼭 약속 지키겠다"는 로맨틱한 소감으로 보는 이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 SBS=지성
역시 지난 12월 31일 방송된 2017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광은 지성에게 돌아갔다. 지성의 대상 수상은 가장 강하게 예측된 결과였다.
지성은 올해 초 방송된 ‘피고인’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에서 일순간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게 된 박정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이후 지난 해 10월 '제1회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부분 남우주연상부터 '2017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 '2017 그리메상' 최우수연기상까지 수상하며 그 연기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SBS 연기대상으로 2017년을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지성은 “이번 피고인을 하면서 드라마 내용도 그렇고 촬영하면서 이 드라마로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딸 가진 아빠로서 너무 무서웠고 그 연기를 제가 한다는 자체가 무서웠고 시청률이 잘 나와도 마음이 무거웠다. 올해 초에 방송이 됐었는데 잊지 않고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이 상은 제가 잘해서 주신 것이 아니라 우리 피고인 팀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이 상이 피고인 팀의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날 MC를 맡은 아내 이보영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부족한 남편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완벽한 대상 수상자이자 완벽한 사랑꾼이었다. /nyc@osen.co.kr
[사진] MBC, KBS, SBS 화면캡처(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