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제훈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배우 이제훈의 10년간의 필모그래피는 '뚝심'으로 요약된다. '배우로서 내가 얼마나 돋보일 수 있는가'가 아닌, '얼마나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우선순위에 둔 이제훈의 진정성은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쌓여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운 배우의 필모그래피가 됐다.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이제훈의 선택이 빛을 발한 해였다. 드라마 '내일 그대와'를 통해 시간 여행이라는 독특한 타임 슬립 멜로를 선보였고,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로는 의미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염을 토했다. 말랑말랑한 로맨스부터 묵직한 시대극까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배우 이제훈의 행보에 의심은 없다.
자신이 배우로서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늘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만, 이제훈은 '박열'과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큰 배우인지를 또 한 번 증명해냈다. 조선시대 최고의 불량청년 박열과 그의 연인이자 동지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그린 '박열'에서 이제훈은 우리가 몰랐던, 혹은 잊고 있었던 박열이라는 인물을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불러 온다. 그간 모범생의 얼굴에 가까웠던 필모그래피를 전복하는 이제훈의 선택은, 가장 뜨겁고도 성공적이었다. 암흑의 시대에 침을 뱉고 욕을 하는 이제훈의 가슴 속 불덩이는 '박열'을 통해 관객들을 설득시켰다.
'박열'에 이어진 이제훈의 선택은 '아이 캔 스피크'였다. 휴먼 코미디의 외피를 입은 진정성 넘치는 휴먼 드라마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이제훈은 9급 공무원 박민재를 연기한다. '꿀노잼'이라 설명되는 이제훈의 진짜 캐릭터를 옮겨둔 것처럼 스마트하지만, '노잼'인 인생을 사는 구청 공무원 박민재 역을 연기한 이제훈은 영화의 충실한 '눈'이 되어 관객들에게 가슴 뜨끈해지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이제훈이 연기한 박민재의 시선이 곧 우리의 시선이 된다. 이제훈은 공감도, 몰입도 200%의 생활 연기로 나문희와 합을 맞추며 진정성 있는 감동을 자아낸다.
2018년, 이제훈의 '열일'은 이어진다. 이제훈은 '파수꾼'으로 자신의 진가를 세상에 널리 알린 윤성현 감독과 '사냥의 시간'으로 또 한 번 손을 잡았다. '사냥의 시간'은 '믿고 보는 배우' 이제훈 외에도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 등 충무로가 주목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캐스팅되며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제훈은 22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는 장진 감독의 '별의 도시'에도 출연할 예정.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배우 이제훈의 2018년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해를 맞은 이제훈은 "안녕하세요. 배우 이제훈입니다. 지난 한 해 ‘박열’과 ‘아이캔스피크’로 많은 관객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라며 "2018년 OSEN 독자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더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늘 건강한 배우 이제훈의 2018년은 어떤 한 해가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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