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도입-판독 센터 이전' 2018년, 작지만 큰 변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02 06: 33

매머드급 변화는 없다. 그러나 분명 의미 있는 두 가지 차이가 생긴다. 2018 KBO리그는 예년과 어떻게 달라질까.
# '에이전트 시대' 원년, 변화의 첫 발 될까
KBO는 지난 9월, "2018시즌부터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한다"고 전했다. 극내 프로스포츠에서는 프로축구에 이어 두 번째. 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자격을 인정받은 이들이 2018년부터 현장을 '공식적으로' 누비게 된다.

국내에서는 에이전트가 '연봉 협상 대리인' 정도로 여겨진다. 이게 주 업무는 맞지만, 실상은 선수의 매니지먼트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옳다. 현업 에이전트 A는 "시즌 중에도 선수 관리에 전념하는 것이 에이전트의 역할이다. 컨디션 케어부터 용품 스폰서까지 선수들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며 경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KBO는 메이저리그 방식을 따라 연봉의 최대 5%까지 에이전트 수수료를 책정할 계획이다.
법인 포함한 대리인 1명은 총 15명 이내의 선수를 보유한다. 그나마도 구단당 3명이 상한선이다. 현실적으로 구단별 최상위급 선수들, 소위 말해 매머드급 선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공산이 크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일부 구단들은 에이전트 도입을 한사코 반대했다. 구단, 나아가 리그 전체가 '거대 에이전시'에 휩쓸릴 걱정을 하고 있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는 "제도를 시행하다보면 현실적으로 대리인당 선수 3명 상한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드러날 것이다. 그때라도 수정을 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전트 도입으로 FA 등급제 논의도 급물살 탈 전망이다. 다만, 다소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몇몇 FA 선수의 경우, 원 소속팀이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잠잠하다. 단순히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을 택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셈. 에이전트의 도입이 KBO리그의 풍경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 '원성 가득' 비디오판독, 센터 내부 이전
KBO는 지난해부터 비디오판독 센터를 설립, 운영했다. 기존 심판 합의판정에서 이름을 바꾸며, 30억 원 이상 투입해 판독 센터를 설립했다. 팀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면, 심판진이 현장 요원에게 인터콤 장비를 전달받아 판독센터의 결과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 720경기서 비디오 판독 요청은 706회 있었다. 경기당 1개에 조금 못 미친다. 이 중 220차례 원심이 번복됐다. 번복률은 31.2%. 소요 시간은 1분44초였지만 이는 평균치. 무려 7분 이상 소요되며 경기 흐름을 방해한 적도 있었다.
또한, 긴 시간 소요에도 정확한 판정을 내리지 못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중계방송사로부터 일부 화면을 받아서 운영했기에, 방송사 리플레이보다 정교함이 떨어졌다. 판독센터의 오독으로 명백한 홈런 하나가 지워진 사례까지 발생하며 원성이 일었다.
KBO는 올 시즌부터 판독센터를 KBO 내부로 옮겼다. 기존에는 한 방송사 사무실에 위치했으나, 내부로 옮긴 것. 이외에도 방송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숨은 1%'를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설 예정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지난해 비디오판독은 분명 아쉬움이 짙었다. 이를 인정하고 적극적 개선에 나섰고, 센터 이전으로 여러 의혹의 눈초리를 불식시켰다. 2018시즌에는 얼마나 정교한 판정으로 팬들의 원성을 줄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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