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밀 로저스(32·넥센)의 팔꿈치에 넥센의 올해 성적이 달렸다.
넥센은 지난 10월 외국인 선수 구단 최고액인 150만 달러(16억 8750만 원)에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넥센은 프렌차이즈 선수나 다름없었던 밴헤켄과의 재계약을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로저스를 영입했다. 넥센은 당장 2018시즌을 책임질 구단의 에이스로 로저스를 일찌감치 낙점했다.
넥센이 2017시즌 7위에 그친 것은 선발로테이션이 무너진 영향이 가장 컸다. 에이스 밴헤켄은 시즌 중반 부상과 구위저하로 2군을 오간 끝에 8승 7패, 평균자책점 3.77으로 다소 부진했다. 나이에 비해서는 좋은 활약이었지만, 밴헤켄은 넥센과 재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2016시즌 신인왕 신재영은 6승 7패, 평균자책점 4.5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원태가 11승 7패, 평균자책점 4.46으로 국내에이스 역할을 해줬으나 그마저도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6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47으로 흔들렸다.
1선발감으로 데려온 션 오설리반의 부진은 결정타였다. 넥센은 2017시즌을 앞두고 션 오설리반을 당시 구단최고액 110만 달러(약 12억 3700만 원)에 영입했다. 하지만 오설리반은 정규시즌 3경기에 등판해 8이닝동안 4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2패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한 뒤 퇴출됐다. 그나마 시즌 중 데려온 브리검이 10승 6패 평균자책점 4.38로 활약해 재계약에 성공한 것이 넥센의 위안거리다.
넥센의 2018시즌은 로저스의 팔꿈치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저스와 브리검이 1,2선발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여기에 최원태, 조상우, 한현희, 신재영 등 국내투수들이 받쳐줘야 넥센의 가을야구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관건은 로저스의 팔꿈치 상태다. 로저스는 2015년 8월 한화에 입단해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로 맹활약하며 ‘괴물’이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로저스는 2016시즌 팔꿈치 부상을 당해 6경기서 2승을 하고 쫓겨났다. 로저스는 2017시즌 MLB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에서 39⅔이닝을 던지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넥센의 성공여부는 로저스의 건강에 달렸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로저스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했다. 허승필 대리가 7월에 미국에 가서 상태를 봤다. 몸에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다. 로저스는 넥센의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팀에 합류할 것”이라 확인했다.
지난 시즌 넥센은 션 오설리반과 대니돈의 부진으로 초반 승수를 까먹었다. 결국 넥센은 반 경기차로 아쉽게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넥센이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로저스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과연 로저스는 ‘괴물’이라 불리던 예전의 폼을 회복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