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이닝 주의보' KBO판 2018년 버두치 리스트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03 11: 00

바야흐로 관리의 시대가 도래했다. 무엇보다 귀한 '영건 투수'의 어깨 관리는 필수다. 그 후보군은 누가 있을까.
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SI)' 컬럼리스트 톰 버두치는 "만 25세 이하 투수가 지난해에 비해 30이닝 이상 더 던지면 그 이듬해 부상 혹은 부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버두치 리스트의 탄생이었다. 버두치는 매년 컬럼을 통해 버두치 리스트를 공개하고, 실제로 적중률은 60%를 상회한다. 이는 KBO리그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기준으로 KBO리그 선수들을 살펴본다면, 이닝 주의보가 내려진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박세웅(23·롯데)은 올 시즌 28경기에 모두 선발등판해 171⅓이닝을 책임지며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앞선 두 시즌 '미완의 대기'로 평균자책점 5점대에 그쳤으나 1군 3년차 만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다만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드러났다. 박세웅은 전반기 17경기서 9승3패, 평균자책점 2.81로 롯데를 넘어 리그 전체 토종 에이스 가운데 최고의 모습을 뽐냈다. 그러나 후반기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5.07에 그쳤다. 7월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브룩스 레일리와 더불어 등판 일정 조절이나 로테이션 제외 없이 롯데 선발진을 지탱했다.
박세웅의 부담은 2016년 139이닝에서 지난해 171⅓이닝으로 상승폭은 30이닝을 겨우 넘는다. 버두치의 염려에 살짝 걸릴 뿐. 그러나 후반기 부진을 예사롭게 넘겨서는 안 된다. 지난해 만 22세였던 박세웅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박세웅은 후반기 들어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 빈번했고, 조기 강판도 종종 있었다. 롯데는 주축 타자 강민호의 이적으로 투수진, 특히 선발진의 어깨가 무겁다. 박세웅의 관리가 필수인 이유다.
임기영(25·KIA)도 이닝을 주의해야 한다. 은 올 시즌 23경기(19선발)에 등판해 118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10승 고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KIA 4선발로 자리매김하며 팀 8년만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임기영 역시 전반기와 후반기 차이가 선명했다. 임기영은 전반기 14경기서 78⅓이닝을 던지며 7승2패, 평균자책점 1.72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어깨 염증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했다. 복귀 후에는 들쭉날쭉하며 9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43에 그쳤다.
이 역시 적신호일 수 있다. 임기영은 지난 2년간 상무 야구단서 군 복무를 다했다. 입대 전인 2014년까지 통산 1군 41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해 57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34에 그쳤다. 2016년 퓨처스리그에서도 35경기에 등판해 46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바 있다. 70이닝 이상의 상승폭이다.
최원태(21·넥센) 역시 관리가 관건이다. 최원태는 지난해 25경기에 등판해 149⅓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최원태는 2016년 1군 무대 17경기 61이닝, 퓨처스리그 8경기 36⅔이닝을 던졌던 투수다. 합계 100이닝이 채 안됐으나 올해 50이닝 가까이 더 많이 던졌다. 실제로 최원태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9월초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아웃됐다.
물론 버두치 리스트가 능사는 아니다. 메이저리거들과 KBO리거들의 신체적 차이도 있을 것이며, 버두치가 염려한 모든 선수들이 부상 혹은 부진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버두치 리스트가 아닌 상식의 잣대를 들이밀어도, 영건 투수에게 갑작스레 부담을 지운다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모든 투수는 류현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ing@osen.co.kr
만25세 이하 투수 이닝 소화 TOP10
이름 / 팀 / 경기수 / 이닝 / 전년 대비 상승폭(2군 포함)
박세웅 롯데 28경기 171⅓ +32⅓이닝
최원태 넥센 25경기 149⅓ +49⅔이닝
함덕주 두산 35경기 137⅓ +109이닝
장현식 NC 31경기 134⅓ +23⅓이닝
임찬규 LG 27경기 124⅓ *30⅓이닝
임기영 KIA 23경기 118⅓ +72⅓이닝
구창모 NC 31경기 115 +43⅓이닝
정성곤 kt 26경기 107⅔ +1⅔이닝
김원중 롯데 24경기 107⅓ +47⅓이닝
한현희 넥센 38경기 106⅔ +106⅔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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