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다시 한 번 두들겨 보고 가자는 심정이 크다.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펠릭스 듀브론트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올 시즌 좌완 원투펀치를 이뤄주길 기대하고 있다.
듀브론트는 일단 확실한 성과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줬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2012년과 2013년, 각각 11승을 챙겼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빅마켓 구단’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이었다.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커리어를 견줘도 앞서면 앞섰지 뒤지지 않는다. 150km대의 빠른공과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의 구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단, 이는 듀브론트가 건강했을 때의 이야기다.
듀브론트는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고, 2016년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었다. 분명 투수의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은 위험신호이고, 향후 활약을 담보할 수 없는 리스크가 커지기 마련이다. 비록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이 흔해졌고, 재활의 성공 사례는 수도 없이 발견할 수 있는 최근이다. 또한 위험 요인을 제거한다는 면에서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지도 한다. 그러나 분명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이상적인 그림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듀브론트는 2017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에서 착실하게 복귀 시즌 재활 코스를 밟았다. 선발 등판은 2차례였고 총 29경기에 등판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철저하게 관리를 받은 것이 기록에서도 드러났다. 그 사이 구속은 전성기 수준이던 140km 후반대, 150km대까지 올라왔고, 몸 상태에서도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전, KBO리그 구단들의 최우선 영입 목록에 올라와 있던 그 듀브론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롯데는 팔꿈치 수술 2년 차 시즌에 더욱 몸 상태가 완벽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으로 듀브론트와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분명 “팔꿈치 상태는 문제가 없다. 라이언 사도스키 코치가 현지에서 수차례 확인했고, 우리도 상태를 예의주시했다”고 말한다.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고 계약을 확정지었다. 다만, 롯데는 완벽한 변수 차단에 나서고, 한 번 더 점검을 한다. 꼼꼼하게 확인을 하겠다는 의지다. 오는 30일과 31일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듀브론트는 한국에 미리 입국해 국내에서 한 차례 더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몸 상태를 확신하고 믿음이 있지만 돌다리를 확실하게 두들겨 본 뒤 건너가겠다는 롯데의 의지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이슈는 구단의 전력 구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택한 상황이다.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한 뒤 듀브론트는 국내 선수들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만약 국내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올해 함께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