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근영이 '지식채널e'를 통해 연기를 향한 열정과 노력을 전했다.
3일 밤 방송된 EBS '지식채널e-타인이 되는 시간'에서는 배우 문근영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문근영은 타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에게 있어서 타인은 이해해야 하고 이해 받아야 하는 사람들. 그렇지만 사실은 너무나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받기도 힘든 존재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작품 속 캐릭터가 '타인'이냐는 질문에 "작품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타인이기도 하지만 저이기 때문에 살아 움직일 수 있었던 거라 나이기도 해서 타인이 아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문근영은 "그 캐릭터를 놓고 접근할 때 나는 이 친구를 이해하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한다. 이해하려는 시간을 많이 들인다. 하루종일 내가 이 친구라면 이란 생각으로 생활한다"며 밥먹을 때에도, 손을 움직일 때에도 항상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게 된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다보면 약간 그 친구가 나인지, 내가 그 친구인지도 잘 모르겠다. 솔직히 촬영하는 동안은 내가 그 사람인 것 같다"며 "어렸을 때에는 몰랐으니까 막연히 좋은 줄 알았는데 커서 연기에 대해 생각을 하다보니 '이런 감정을 느낄 때 가장 위험하구나'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문근영은 "내가 믿어버리는 순간 나를 보여주는 거 같아서. 그 캐릭터가 아니라. 타인이 아니라 내 걸로만 다 채워질 것 같아서"라며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꼽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캐릭터를 끝끝내 내가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고, 반대로 그게 캐릭터이기 때문에 내가 이를 온전히 이해를 하지 못해도 사람과의 관계만큼 상처가 크진 않은 거 같다"며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을 돌이켜봤다.
문근영은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을 때, 혹은 나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를 이해하지 못 할 때가 가장 상처더라"라고 고백하며 "그건 내 실수도, 그 사람 실수도 아니고, 내가 이해가 완전히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오는 갈등이 아닌가 싶다"라며 되짚었다.
그는 "타인을 절대 다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누군가에게 다 이해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고 이해받는다는 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기에도 너무 바쁘니까 일일이 모든 사람을 다 곱씹고 그러면 너무 힘들지 않나"라며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내려놓고,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거 말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하게 만들고 싶다. 내 연기로 내 노력으로"라며 타인과의 '이해'를 연결하는 게 바로 연기인 것 같다며 자신의 연기론을 전했다./ yjh0304@osen.co.kr
[사진] '지식채널e'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