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공이 맞으면 오기가 생기긴 했어요." 두산 베어스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유재유(21)가 강력한 배짱으로 '보상 선수' 성공 신화를 꿈꿨다.
지난해 12월 27일 두산은 FA 김현수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의 유재유을 지명했다. 유재유는 지난 2016년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로 LG에 입단한 우완 유망주. 2년 동안 10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26으로 아직 보여준 것은 많이 없지만,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직구 최고 구속 148km/h을 던지는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지명은 미래 전력 확보와 즉시전력 투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유재유를 향한 기대를 보였다.
LG에서 2년을 보낸 뒤 다시 팀을 옮기게 된 만큼, 유재유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이야기가 나온 뒤 기자, 구단 관계자, 동료들의 전화를 받아보니 그제서야 가는 것이 실감이 났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지난 2일 두산 구단 사무실에 온 유재유는 "이제 두산에 적응해야할 것 같다"라며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출신 선배들이 두산이 운동하기 좋고, 분위기도 좋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팀 중 하나다. 떠나는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출발이라는 설렘도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유재유는 전풍 두산 사장, 김태룡 두산 단장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와 인사를 나눴다. 유재유는 "단장님께서 '실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잘해서 실력을 쌓아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점을 채우면 기회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눈을 빛냈다.
가장 큰 무기는 직구와 배짱이다. 유재유는 "어렸을 때부터 직구를 주무기로 삼았다. 또 맞더라고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러다가 맞으면 더 오기가 생기고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변화구는 보완해야될 숙제다. 비록 많은 경기에 나선 숫자는 많지 않지만, 1군에서 공을 던져봤던 만큼, 유재유 역시 해야될 숙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LG에서 1군과 2군을 오갔다. 기회를 주셨는데, 내가 그 기회를 못잡은 것이다. 그 부분이 아쉽다"라며 "특히 변화구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1군에서 공을 던지면서 변화구를 좀 더 연습한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몸 상태는 아픈 곳 없이 좋다. 유재유는 "중학교 때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괜찮다"라며 "모든 선수의 목표는 안 아픈 것인 만큼 이번 새해에 정동진으로 일출을 보러 가서 '아프지 않도록 해달라'고 빌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이 지명을 하면서 유재유는 계획했던 군 입대를 미뤘다. 유재유로서도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잡아보겠다는 뜻이다. 유재유는 "원래 LG에서 올 시즌 끝나고 군대에 가기 위해 8월부터 공을 던지지 않았다. 나 역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느니 차라리 군대에 다녀와서 준비하자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그런데 이렇게 전환점이 생긴 만큼, 다시 한 번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태형 감독은 "몸 상태를 점검한 뒤 괜찮으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할 생각"이라며 유재유를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유재유 역시 "캠프에 꼭 가고 싶고, 캠프에서 보여줘야 기회가 찾아올테니 욕심은 난다"고 밝히면서도 "항상 무리를 하면 작은 부상이라도 찾아오는 것 같았다. 오래 쉬었던 만큼, 웨이트를 하면서 최대한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지만, 무리하지는 않고 시즌 개막을 목표 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