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탈환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은 8일 하루 동안 17만 998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이후 첫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총 누적관객수는 426만 9452명.
'1987'은 문재인 대통령이 '픽(PICK)'한 영화로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987'을 깜짝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비롯해 영화 속 실제 주인공인 故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 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 '1987'의 주역 김윤석, 강동원, 장준환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가 끝난 후 무대인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눈물을 많이 흘리셨죠"라며 "슬픈 가운데서도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메시지도 좋았다.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 영화의 주인공, 그리고 관련 있는 분들과 함께 봤는데 보는 내내 울면서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고 소감을 전햇다. 이어 "재미, 감동, 메시지 어느 하나만 이뤄도 참으로 대단한 영화인데 '1987'은 3가지 모두를 겸비한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제가 영화를 보면 천만을 넘기겠다, 아니겠다를 알 수 있는데 이 영화는 확실히 천만을 넘기겠다는 확실한 예감이 든다"고 천만 돌파를 예상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누구보다 영화 '1987'과 관련 있는 인물이다. 당시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문 대통령은 故 박종철 열사의 국민추도회를 주도하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1987년 뜨거웠던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그런 문재인 대통령이 '1987'을 관람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항쟁,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느냐'는 말 많이 들으셨을 거다"라며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이 영화가 보여준다"고 '1987'의 의미를 전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함께 자리했던 배우 강동원은 뜨거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에서 故 이한열 열사로 특별 출연한 강동원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앞으로 열심히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고 한다"고 진정성 있는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시사 이후 '연기, 의미, 작품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이 탄생했다'는 극찬과 함께 흥행을 이어나갔던 '1987'은 문재인 대통령의 관람과 강동원의 눈물이 알려지며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신과함께'를 개봉 이후 처음으로 꺾기도 했다.
'신과함께'의 흥행세가 워낙 폭발적이라 '1987'의 흥행세가 다소 둔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겨울에 개봉한 천만 영화와 비교했을 때 '1987'의 흥행세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013년 개봉해 1281만 명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과 2014년 개봉해 1425만 명을 기록한 '국제시장'과 동일한 속도로 12일 만에 400만을 돌파했다. 충분히 천만 돌파까지도 기대해 볼만한 수치다.
과연 대통령의 '픽'으로 시작된 '1987'이 무서운 역주행을 몰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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