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일명 ‘개딸’들의 엄마는 없었다.
배우 이일화가 모성애를 벗고 매혹적인 여인으로 변신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18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이달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천화’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주연을 맡은 이일화, 하용수, 이혜정, 정나온, 남민우 등의 배우들과 각본 연출을 맡은 민병국 감독이 참석했다.
‘천화(遷化)’는 치매노인의 인생을 바라보는 여인과 그녀의 곁에선 남자와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일화는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사 윤정 역을 소화했다.
민병국 감독은 “천화라는 단어는 죽음을 나타내는 불교적 의미다. 우리 영화의 영어 제목이 ‘어 리빙-빙(A Living Being)’인데 창세기 2장에 나오는 생명이라는 뜻도 있다”며 “제목에서 삶과 죽음이 나타나며 서로 상충되고 있다. 살고 죽는 것은 딱 선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 감독은 “제가 만들었어도 마치 남 일처럼 낯설다(웃음)”며 “처음엔 윤정 캐릭터를 20대 후반으로 썼는데 이일화씨를 캐스팅하면서 30대 후반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캐릭터의 나이는) 30대든, 40대든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일화씨와 좋은 인연이 돼 함께 하게 된 것 같아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정을 연기한 이일화는 노출부터 흡연신(scene)까지, 그동안 엄마 캐릭터를 소화하며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응답하라’에서 이일화는 자식과 남편만 바라보며 사는 희생적인 엄마로서 모성애를 강조했는데, ‘천화’에서는 사랑과 욕망에 충실한 여인의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일화는 “처음 봤을 때는 제가 연기한 걸 보느라 전체를 못 봤다. 하지만 2~3번 보면서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인간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나.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서 슬프지만, 죽음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자신의 해석 방향을 전했다.
노출 연기 및 흡연신에 대해서는 “촬영 초반에는 노출 장면을 걱정해서 감독님에게 수위에 대한 양해를 구했었는데 영화를 볼수록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거 같다”며 “저는 여배우니까 앞으로도 어떤 캐릭터든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포부를 전했다.
개봉은 1월 25일./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