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측이 임금을 상품권으로 대신 지급해 일었던 논란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밝히는 한편 상품권 협찬을 폐지하고 갑질 논란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서긴 했지만 자세한 금액 공개, 경위 공개와 함께 구체적인 대책 마련 등 후속 처리만큼은 명확했다.
18일 SBS에 따르면 2016년 9월 말 '동상이몽 시즌1' 측은 카메라 용역회사인 A사에 용역비 5,800만원을 지급하였고, 이후 10월 초에 상품권 8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A사는 이 용역비와 상품권 일부를 '동상이몽 시즌1' 제작에 참여한 카메라맨들에게 지급했으며, A사는 이 중 B카메라맨에게 현금 800만원과 상품권 170만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지난 1월 8일 한 매체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한 다음 날엔 B카메라맨과 '동상이몽 시즌1' 담당 PD와의 통화를 녹취한 파일이 공개되면서 'SBS가 제보자를 색출하고 보복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SBS는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SBS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외부 인력에게 용역 대금의 일부가 상품권으로 지급된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된 일이다. 현재 용역 대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한 사례와 규모에 대해 조사 중이며 불합리한 점은 즉각 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일로 인해 SBS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애쓴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18일 SBS는 공식 홈페이지에 그간의 조사 내용과 함께 구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담당 PD가 제보자 색출을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동상이몽' 뿐만 아니라 예능과 교양 다수 프로그램에서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는 SBS 측은 "제작PD 한 두명의 문제가 아니라 SBS 전체가 자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라며 "SBS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은 기존계약이 종료되는 2018년 3월 1일 이후 상품권 협찬을 전면 폐지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도 본래 용도와 다른 상품권 사용을 일절 금지하며 지급된 상품권은 당사자와 협의하여 현금으로 바꾸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차별과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고 센터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SBS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협력업체와 프리랜서들의 진정한 요구는 상품권 지급 금지와 같은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제작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당한 처우를 중단하여 열악한 제작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이라며 "SBS는 상품권 문제와는 별개로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위 갑질 논란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 SBS가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외부 동반자의 신뢰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번 상품권 부당지급 당사자들께 재삼 사과드리며 앞으로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드린다"라고 사과와 약속의 말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