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기록원이라면 어떤 판단을 했을 것 같나요?"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기록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2018 기록 강습회'를 개최했다 프로 원년인 1982년부터 진행된 기록강습회는 꾸준히 많은 야구팬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부산, 2017년 광주, 올해 대전까지 서울과 지방 두 곳에서 개최하며 최대한 많은 야구팬에게 '기록의 묘미'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날 강의실에는 300여 명의 수강생이 가득찼다. 특히 올해는 신청 접수 9분 만에 300명이 모두 마감되면서 더욱 뜨거워진 열기를 증명했다.
기록강습회는 첫 날인 18일 야구기록 일반론, 야구 기록 부호 설명을 시작으로 20일 기록지 작성 실기테스트까지 꽉찬 구성으로 수강생에게 야구 기록의 모든 것을 전달한다. 8살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은 강의 내용을 필기하거나, 사진으로 담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강의를 들었다.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강연을 맡은 기록위원도 비시즌임에도 바쁘게 이번 강습회를 준비했다. 스피치 강의를 받는 등 보다 더 효율적으로 팬들에게 강의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필요한 PPT 자료나 동영상 등을 직접 만들었다. 강연 직전 대기실에서 쉼없이 강의 내용을 입으로 되뇌이며 연습을 하기도 했고, 무사히 강연을 마친 기록위원 홀가분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시설 역시 점점 개선해나갔다. 지난해 빔 프로젝트를 사용했다면 올해에는 LED TV로 보다 선명한 화질로 강의를 제공했다. 또한 책상과 의자도 추가로 구비하면서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쉬는 시간에도 열기는 그대로였다. 수강생들은 수업 시간에 이해가 되지 않거나, 평소 기록에 대한 궁금한 점을 기록위원에게 다가가 물어봤다. 김제원 기록위원장은 "아무래도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또 사회인야구가 보편화되면서 직접 기록을 알고 배우려는 수강생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를 들은 전서울(38) 씨는 "신청 시작 시간에 맞춰서 준비했다. 야구를 평소에 좋아하는데, 야구를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싶어서 이번 강의를 신청하게 됐다"며 "재미있다. 그런데 시간 내에 대해 하려고 하니까 쉽지 않다"고 미소를 지었다.
# '깜짝 방문' 정운찬 총재 "좋은 기록 남기세요."
강의가 한창 진행 중인 오후 4시 30분. 강습회 현장에 깜짝 손님이 방문했다. 바로 제 22대 KBO 총재인 정운찬 총재다. 오전 성남 독립야구단 창단식에 다녀오는 바쁜 일정이었지만, 정운찬 총재는 물끄러미 뒤에서 강습회를 바라보다 무대에 오르게 됐다. 정운찬 총재는 "간단한 야구 기록법은 학창 시절 체육 시간에 배웠는데, 이렇게 기록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고 대견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수강생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기록을 남기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정운찬 총재는 기록위원을 만나 "기록에 있어서 실수를 최소화 하기를 바란다"며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 아빠에 이어 나도! '최연소 수강생' 김시후 군
이번 기록강습회에서 최연소 수강생은 10살이 채 되지 않은 김시후 군이다. 초등학생인 김시후 군은 아버지 김동일(39) 씨에게 직접 기록강습회에 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동일 씨 역시 지난해 야구 강습회 수강생이다. 김 씨는 아들을 위해서 연차를 내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참석했다.
김동일 씨는 "지난해 강습회를 듣고, 실제 프로야구를 보면서 연습했는데, 그 모습을 아들이 봤다. 아들이 유소년 야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적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져서 알려줬더니 직접 하기 시작했다"라며 "또 본인이 야구를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런 기록지 적는 법을 알아야 제대로 규칙도 배우니, 필요할 것 같아 직접 배우고 싶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기록지를 채워가는 김시후 군의 눈은 야구 이야기에 반짝 빛났다. 김시후 군은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 "괜찮다"고 답하며 "평소 잘 못랐던 부분을 이번 기회에 잘 알게 돼서 재미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