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문화인의 싱어송라이터 크루 콜렉티브 아츠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8.01.23 14: 30

박정현 우효 신현희와김루트 민채 롱디 윤현상 앤츠 한음파.. 인디 레이블 문화인의 소속 뮤지션들이다. 문화인은 또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이기도 해서, 케이윌 소유 다솜 등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한솥밥을 먹는다. 이런 문화인이 지난해 7월부터 과감히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콜렉티브 아츠’(Collective Arts)라는 이름의 신인 싱어송라이터 크루를 발족, 매달 디지털 음원을 내고 있는 것. 홍대 인디신에 싱싱한 젊은피를 수혈할 수 있는 인디레이블 자체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콜렉티브 아츠에 참여한 이원우(21), 윤지영(21), 김현창(21), 박재우(23), 김강산(23. 이상 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을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이원우는 지난해 7월13일 컬렉티브 아츠의 첫 싱글 ‘Note #1. 밤이 되어줄게’를 냈고, 바로 오늘(23일) 여덟번째 싱글 ‘Note #8. 꽃’을 발매했다. 윤지영은 ‘Note #2. 나의 그늘’(2017년 7월27일), 김강산 박재우는 ‘Note #3.  구월’(2017년 8월16일), 김현창은 ‘Note #4. Alone’을 발표했다. 이들 모두 국제예술대 졸업생 혹은 재학생들이다. 

= 반갑다. 콜렉티브 아츠, 어떤 집단인가. 크루라고 부르는 게 맞나. 
(이원우) “맞다. 자작곡을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 크루다.”
= 자세한 이야기는 좀 있다가 나누기로 하고, 우선 본인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이원우씨는 이미 2015년에 데뷔 싱글을 낸 뮤지션이다.(그는 2014년 록밴드 아세스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5년 4월 싱글 ‘한참을 기다렸어요’, 2015년 11월 싱글 ‘다시 만난 날’, 2017년 3월 싱글 ‘내게 와주길’을 냈다)
(이원우) “2015년부터 개인 싱글을 내면서 활동하다가 문화인을 만나 콜렉티브 아츠의 첫번째 주자로 나서게 됐다. 기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웠고, 노래는 안부르고 밴드 기타리스트만 하다가, 이소라 개인앨범을 듣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갖게 됐다.”
= 이소라 몇집이었나. 그리고 콜렉티브 아츠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이원우) “Track 9’가 실린 정규 7집(2008)이다. 콜렉티브 아츠는 홍세존 (에반스뮤직) 대표님이 대중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곡이 좋은 아티스트들을 안타까워 하시다가 만든 크루다. 직접 음악을 들으시고 마음에 들면 한달에 한권씩 문화인을 통해 음반을 내는 구조다. 홍 대표님과는 지난해 국제예술대 실용음악과 학과장과 학생 신분으로 알게 됐다.”
= 아, 그래서 오늘 모이신 분들이 모두 국제예술대 출신인 것인가. 
(이원우) “저와 김현창은 17학번, 윤지영 김강산 박재우는 16학번이다.”
(윤지영) “(이)원우랑 동갑인 싱어송라이터 윤지영이다. 한림예고를 나와 국제예술대에 진학, 그곳에서 홍 대표님을 만났다. 원래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 곡만 쓰는 송라이터였다. 처음 부른 곡이 (콜렉티브 아츠 No #2로 발매된) ’나의 그늘’이다.”
(박재우) “95년생이다. 혼자서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학교에서 (김)강산을 만났다. ‘가사를 못쓰겠다’며 자신이 만든 곡의 멜로디를 들려주는데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게 해서 나온 곡이 바로 ‘구월’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국악(사물놀이 앉은반)을 전공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실용음악을 배웠다. 처음에는 노래로 시작했지만 너무 치열한 바다더라(웃음). 그때 학원의 한 선생님이 곡을 써보라고 하셨다.”
(김강산) “스무살 때부터 재즈 피아노로 음악 전공을 시작했다. 원래 곡 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홍 대표님 말씀 때문에 곡을 쓰게 됐다. 평소 학교에서 친했던 (박)재우에게 (가사작업을) 부탁했고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노래를 만들게 됐다.”
(김현창) “중2 때부터 독학으로 통기타를 치다가 고2 때 기타 전공을 시작했다. 고3 때 연습실에서 한시간반짜리 데미안 라이스의 라이브 영상을 보다가 펑펑 운 적이 있다.”
= 콜렉티브 아츠의 음원 발매순서는 어떻게 정하나. 
(박재우) “좋은 음원이 있으면 우선 낸다. 저희들도 꾸준히 작업물을 홍 대표님한테 보내드린다.”
= 콜렉티브 아츠 발매 음반 앞에 왜 굳이 ‘Note #’라고 붙였나. 다른 단어도 많았을텐데.
(김강산) “음반이 계속된다는 의미도 있고, 노트에는 음이라는 뜻도 있다.”
(박재우) “앞으로 나올 음반들이 서로 일맥상통하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기, 노트,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
#. 콜렉티브 아츠는 이들 이후에도 엄태영 유하림이 ‘Note #5. 그대를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2017년 10월26일), 민수가 ‘Note #6. 춤’(2017년 11얼14일), 박혜리가 ‘Note #7. 이 밤의 노래’(2017년 12월12일)를 냈다. 그리고 올해 1월23일 이원우가 다시 ‘Note #8. 꽃’을 냈다. 콜렉티브 아츠 음반의 대표 프로듀서는 물론 (베이시스트이기도 한) 홍세존 대표다.
= 홍 대표가 음반 관련해서 스트레스는 안주나. 
(박재우) “알게 모르게 ‘좋아요’ 갯수에 대해 압박을 주신다(웃음). ‘반응이 좀 뜨뜻미지근하다’ 이런 식이다. 저희들끼리도 암묵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 지난해 나왔던 음원들을 차례대로 들어보자. 코멘터리를 부탁드린다. 먼저 이원우의 ‘밤이 되어줄게’. 이 곡은 무엇보다 계속 반복되는 ‘우울한 밤이래’ 후렴구가 귀에 쏙쏙 박힌다. 
(이원우) “‘우울한 밤’, 이게 이 곡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 곡은 저의 실제 있었던 일을 적었다. 아는 여자 동생과 카톡을 하는데, 서울 올라온 지 얼마 안돼 서울생활을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더라. 그 말들이 너무 기억에 남았다. 결국 1절은 남자, 2절은 여자의 마음을 담았고, 그 동생도 가사에 참여했다.”
= 아, 그래서 1절의 ‘환한 밤이 되어줄게’가 2절에선 ‘나를 비춰줄 환한 밤을 보고 싶어’로 바뀌는 것인가. 함께 부른 여성보컬 유형주는 누구인가. 
(이원우) “녹음 당시 홍 대표님이 ‘얘랑 해보라’며 소개시켜주셨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로 예전부터 좋아했었다. 지금은 여자친구가 됐다. 자신의 첫 곡이라고 무척 좋아했다.”
= ‘나의 그늘’은 ‘나의 그늘 좋다고 하는 너’라는 가사의 울림이 크다. 아주 매력적인 착점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 곡은 ‘밤이 되어줄게’와 같은 달에 나왔다. 
(박재우) “원래는 한 달에 2번 내려 했었는데 일정이 너무 빡세서 한 달에 한 번 내는 걸로 바꿨다. 
(윤지영) “제가 사람들을 만나며 너무 차분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게 뭐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을 처음으로 괜찮다고 말해준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솔직히 쓴 것이다. 편곡은 가사가 돋보이는 방향으로 했다. 아날로그 신시로 잔잔함을 유지했다.”
= 코러스를 한 여성은 누구인가.
(윤지영) “콜렉티브 아츠 7번째 음반 ‘이 밤의 노래’를 낸 박혜리다.”
= 윤지영씨에게 ‘그늘’이란 무엇인가. 
(윤지영) “꾸며낸 모습 뒤에 그늘처럼 서 있는 진짜 제 모습이 아닐까 싶다.”
= 다른 멤버들은 이 곡을 어떻게 들었나. 
(박재우) “그늘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가장 숨기고 싶은 치부일 것이다. 듣는 사람 각자한테 맞는 맞춤형 노래인 것 같다.”
(이원우) “구구절절 설명안해도 멍 때리게 만드는 곡이다.”
(김강산) “‘해는 뜨지 않는데’ 이 부분이 좋다. (윤)지영한테 다가간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윤지영) “현재 제 남자친구다.”
= 김강산 박재우의 ‘구월’은 들으면서 몇번인가 상념에 잡히곤 했다. 노래도 좋지만 가사가 너무 좋다. 
#. ‘구월’ 가사 = 구월 선선해진 바람이 난 반갑지가 않네요 뜨겁던 여름을 따라온 내 미련 때문일까요 거리에 모든 사람들은 빨갛게 물들은 행복한 미소를 띄우지만 곧 앙상해질 나무를 알지 못하나 봐요 나 어렸던 순수했던 그때가 그리워질 거에요 인사도 없이 떨어지는 꽃잎이 내 모습만 같네요 나 어렸던 순수했던 그때가 그리워질 거에요 미련도 없이 사라지는 꽃잎이 내 모습만 같네요 구월 선선해진 바람이 난 반갑지가 않아요 거리에 놓여진 꽃잎이 꼭 내 모습만 같네요
(김강산) “박재우, 이 친구가 머리속에 (이미지가) 잘 그려지게 상상을 잘 한다.”
(박재우) “원제 제목은 ‘4월’이었다. 그런데 이 곡을 갖고 공연을 해보니 가을 느낌이 더 강해 ‘구월’로 바꾸게 됐다. 부모님이 제가 음악 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이 곡을 들으시고는 속상해하시더라. 왜 이렇게 우울하냐고.”
= 김현창의 ‘Alone’은 마치 숨은 재야의 고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딱 출연한 그런 느낌이다. 
(김현창) “홍 대표님이 ‘너 (좋아요가) 3000개까지 갈 줄 몰랐다’고 하셨다(웃음).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인데, 이 곡에서 그런 티를 너 내고 싶었다. 연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 전반에서 느끼는 외로움일 수도 있다. 일기 같은 노래다. 원래 이렇게 밝은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녹음 하면서 밝아졌다.”
= 숨은 보석들이 ‘콜렉티브 아츠’를 통해 세상에 나온 것 같다. 올해 계획은. 그리고 콜렉티브 아츠가 어떤 크루로 자리매김하면 좋을지도 말해달라. 
(김현창) “안 알려진 사람들을 알리고 소개하는 크루니까, 앞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말쯤에 3,4곡이 담긴 EP를 내고 싶다. 공연도 많이 할 생각이다.”
(윤지영) “앞으로도 나올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중반에 낼 싱글 곡을 고르는 중이다. 콜렉티브 아츠가 좋은 게 홍 대표님이 추진력이 아주 좋으시다는 것이다(웃음).”
(김강산) “저는 올해 피아노, 작고, 편곡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박)재우를 자주 만나서 같이 곡을 쓰기로 했다. 어쨌든 음악적 동료들이 생겨서 너무 좋다. 저희끼리 도움을 주고 받는 좋은 크루였으면 좋겠다.”
(박재우) “콜렉티브 아츠가 더 입지를 굳혀서 ‘브라이트’나 미스틱의 ‘리슨’처럼 브랜드화됐으면 좋겠다. 고정적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이 생기기를 바란다. 아, 두 달 전부터 매주 화요일 밤9시에 저희끼리 아프리카TV 방송을 하고 있다. 점점 별풍선을 구걸하고 있지만(웃음), 그래도 이 방송을 통해 저희들이 만나 서로 반주해주고 나름 의미가 있다.”
(이원우) “저희는 콜렉티브 아츠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저희를 발판으로 삼아 좀더 퀄리티가 좋아지고 확장해갔으면 좋겠다. 제 경우는 23일 ‘꽃’이 나왔고, 4,5월에는 EP가 나올 예정이다. 중간에 라이브 공연도 한다. 짙은의 앨범 편곡 작업도 들어갔다. 연말에는 싱글 2개를 더 낼 생각이다.”
= 수고하셨다. 믿고 듣는 ‘콜렉티브 아츠’ 크루가 되길 바란다. 
(이원우 윤지영 김강산 박재우 김현창)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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