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이병헌X박정민 '내인생' 역주행 1위, 결국 연기가 '갑'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8.01.24 10: 40

결국 영화의 힘은 연출과 연기다. 마케팅은 그 다음 순서다. 포장만 예쁜 전시용 도시락에 실망하고 신문지로 돌돌 만 엄마표 김밥에 '엄지척'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 1위에 올랐다. 겉으로 보면 2018년 극장가 첫 이변이다.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그것만이 내 세상'은 23일 하루 동안 10만3348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111만5377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17일) 개봉해 줄곧 선두를 달리던 외화 '메이즈러너:데스 큐어'를 제치고 역주행 1위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개봉 직전까지 영화팬들 사이에 알음알음 입소문만 났을 정도로 인지도가 약했다. 연말연시 대목을 노린 겨울 대작들이 쏟아지는 시즌의 끝무렵에 배급시기가 잡힌 탓에 주목받기 힘들었다. 간판 상품인 '1987' 홍보에 치중하던 배급사 CJ E&M도 '그것만이'의 마케팅까지 신경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판세를 뒤집은 건 역시 관객 입소문이다.  

월드스타 이병헌과 차세대를 넘어 톱클래스로 우뚝 선 박정민, 투톱의 열연이 단연 돋보였다. 진부한 소재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웃음과 감동 스토리로 꾸며낸 연출도 맛깔지다. 이 정도 규모 제작비의 감동 드라마의 흥행 사례를 좀처럼 보기 힘든 요즘 현실에서 '그것만이'가 박스오피스 역주행에 들어선 비결이다. 
특히 '동주'로 물이 오른 박정민의 호연은 압권이다.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진태’ 역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6개월간 하루 5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하며 손 대역 없이 모든 곡을 직접 연주했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그 노력은 스크린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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