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경기 전 이미 진통제...제대로 못뛸 바엔 기권 맞다 판단"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1.26 21: 56

전 세계 팬들이 함께 즐겼던 정현(세계랭킹 58위, 한국체대)의 여정이 멈췄다.
정현은 26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4강전서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에게 기권패 했다. 1세트를 1-6으로 내준 정현은 2세트 2-5 상황에서 심판에게 경기 기권 의사를 밝혔다. 
기권 이유는 예상대로 물집 때문이었다. 정현은 경기 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 붕대를 다시 감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현지언론들은 정현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정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오른발은 물집이 심해 이미 손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진통제를 맞았다"면서 "그나마 상태가 나았던 왼발은 테이핑을 하고 출전했다. 경기 중에는 왼발 물집 치료를 위해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를 치렀다. 미샤 즈베레프(32위, 독일), 다닐 메드베데프(53위, 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 독일), 노박 조코비치(14위, 크로아티아),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를 잇따라 물리쳤다. 이미 즈베레프와의 32강전부터 진통제를 맞고 있었다.
이어 정현은 "기권을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 팬들 앞에서 페더러와 같은 대단한 선수와 제대로 뛰지 못할 바에는 기권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이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톱10급 평가에 대해 "스스로 판단은 금물이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이제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며 호주오픈 4강 성적에도 담담해 하며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기쁘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에서 많은 주니어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페더러는 경기 직후 가진 온코트 인터뷰에서 "그의 움직임이 2세트 들어 둔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물집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나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얼마나 아픈지 안다. 멈춰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도 안다. 결승에 올라 정말 행복하지만 이렇게 오르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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