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석과 신으뜸이 완벽히 살아났다. '파다르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지우기에 충분한 한 판이었다.
우리카드는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KB손해보험과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장식했다.
우리카드 '주포' 파다르는 양팀 합쳐 최다인 17득점을 기록했다. 최홍석도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센터 구도현과 조근호도 6득점, 신으뜸도 5득점으로 활약했다. 고른 득점 분포가 빛난 한 판이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내달린 우리카드는 5위 KB손해보험(12승14패, 승점 35)과 승점 차 없는 6위를 기록했다. 4위 한국전력과 승점 차도 불과 2점. 봄 배구 희망을 살리는 중요한 한 판이었다.
비단 올 시즌만의 일은 아니었다. 파다르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 입단하며 V-리그 무대를 밟았다. 지난 시즌 그는 공격 점유율 43.7%에 965득점을 기록했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파다르 편중 줄이기'를 과제로 내걸었다.
그러나 레프트 자원들의 기복이 문제였다. 나경복과 최홍석, 신으뜸, 김정환 등 레프트 자원들은 좀처럼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품었던 고민이 지금까지 이어진 셈이다.
최근 들어 그 해답이 어느 정도 보이고 있다. '캡틴' 최홍석과 신으뜸이 꾸준함을 갖춘 것. 우리카드는 지난 26일 한국전력과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손쉽게 따냈다. 이 경기에서 최홍석은 16득점(공격 성공률 60.00%)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공격 점유율이 34.25%까지 올라온 점이 고무적이었다. 신으뜸 역시 공수에서 기여했다. 최홍석은 그 전 경기인 삼성화재전에서도 15득점(공격 성공률 52.17%)로 활약한 바 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상우 감독은 "지는 경기를 살펴보면 파다르 편중현상이 심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직전 경기에서 최홍석이 잘해줬다. 신으뜸도 리시브에서 잘 버텨줬다. 좋은 결과를 내려면 결국 다양하고 과감한 패턴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는 김상우 감독의 바람대로 됐다. 물론 파다르는 이날 양팀 합쳐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 17득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우리카드가 '셧아웃' 완승을 거둔 데는 선발 레프트 최홍석과 신으뜸의 분전이 있었다.
최홍석과 신으뜸은 1세트, 나란히 4득점을 합작했다. 파다르 역시 4득점. 좌우 날개가 12득점을 고루 합작하니 KB손해보험은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2세트에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다르가 8득점으로 비중을 끌어올렸고, 최홍석도 5득점으로 박자를 맞췄다.
최홍석과 신으뜸이 여유있게 득점을 쌓자 파다르는 힘을 비축했다. 이때 아낀 힘은 승부처에서 마음껏 몰아쳤다. 선순환이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신음하던 캡틴이 살아나자 균형이 맞고 있다. 이대로면 봄 배구도 마냥 멀어보이지 않는 우리카드다. /ing@osen.co.kr
[사진] 장충=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