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윤식당'이 더러워? 집밥과 손맛은 어찌할꼬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8.02.03 14: 13

호사다마인가. 잘 나가는 '윤식당 2호점'이 위생불량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위생모자와 마스크 없는 주방 안 청결도에 대한 논란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댓글 등에서 일부 거론됐던 지적이 스물스물 기어나오고 있다. 정말 우려할 수준일까.
tvN ‘윤식당2’는 재미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예능 프로다. 전문 셰프나 전업 식당주 아닌 셀럽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식 전도사로 활약하는 소재를 다룬다. 출연 및 제작진의 오랜 호흡과 자연스런 전개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일단,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외국인 소비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맛깔진 한식을 맛있게 먹는 그들의 모습을 화면에서 접하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하다.
 

예능 흥행의 척도인 시청률 성적은 '트리플A' 수준이다. 지난 달 방송된 '윤식당2' 4회는 유료플랫폼 기준으로 전국 15.2%, 최고 시청률 18.8%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선 더 높았다. 지상파 예능들이 울고갈 정도로 대박을 내고 있다. 간판 멤버 이서진이 시즌 2에 앞서 걸었던 시청률 공약 15% 선을 벌써 넘었다. 그가 약속대로 3호점도 오픈할 지가 관심사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부작용도 따른다.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뭔가 흠을 찾아내는 눈길도 정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즌2 초반, "(윤식당처럼)이런 식으로 느슨하게 장사하면 다 망한다"는 실제 식당주들의 원성(?)도 있었다고 한다. 
'윤식당'은 백종원의 '푸드트럭'처럼 장사를 우선시하는 목적으로 만든 예능이 아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소시민 식당주들의 리얼 라이프와는 분명 다르다. 삶에 지친 시청자들이 '윤식당'에서 원하는 건 슬로 라이프의 여유와 낭만이다. 금요일 밤, TV 예능에서 얻고자 하는 건 도락이고 위안이 먼저일테니까.
그리고 터진 게 위생 문제다. 윤여정과 정유미의 풀어헤친 헤어스타일이 시빗거리다. 일부 보도는 "너무 더럽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뜨거운 음식을 조리하던 중에 땀을 훔지는 장면도 슬쩍 곁들였다. "아, '윤식당'의 이런 주방 모습이 자칫 불결하다고 여겨질수도 있구나"라고 공감을 부를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하늘 높이 치솟은 순백색 셰프모자를 쓴 양식 레스토랑의 깔끔함보다 앞치마 두른 할머니, 엄마, 누이의 한식 손맛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이런 논란 제기에 씁쓸한 뒷맛을 갖지않을까 싶다. 재래시장 한 켠의 좌판이나 골목길 분식점 비빔밥을 즐기는 이들도 마찬가지일게다./mcgwire@osen.co.kr
<사진> '윤식당2'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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