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프링캠프는 투수·야수 조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투수보다 야수들의 훈련 시간이 길다. 수비와 타격 그리고 주루까지, 소화해야 할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 캠프를 차린 삼성은 투수들의 훈련 시간이 다른 팀에 비해 매우 길다. 야수들과 큰 차이 없이 숙소로 돌아간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가 미리 훈련 스케줄을 짜왔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강한 훈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투수들의 훈련량이 많아지긴 했다. 투수 파트는 오치아이 코치에게 맡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에 몸담고 있는 시라사카 히사시 컨디셔닝코치도 "오치아이 코치가 오랜만에 삼성에 왔다. 과거와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느낀 부분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5일 삼성의 투수 훈련 일정표를 보면 크게 5개조로 나눠져 있다. 장필준·박근홍·김기태·황수범, 임현준·한기주·이승현·김승현, 양창섭·김태우·김시현·이은형, 심창민·김대우·장원삼·최채흥, 윤성환·권오준·아델만 등 비슷한 유형 또는 보직을 부여받은 투수들이 각 5개조로 구성됐다.
윤성환·권오준·아델만으로 구성된 조만 선수 각자에 맞춰 자율 훈련을 소화하고 있을 뿐, 나머지 4개조는 쉴 새 없이 타이트한 일정으로 움직인다. 캐치볼, PFP(투수·야수 수비 훈련), 피칭, 투수 서킷트레이닝, 펑고, 트레이닝코치메뉴, 개별 과제를 마쳐야 훈련이 모두 끝난다.
눈에 띄는 특징은 투수 서킷트레이닝. 타이어 굴리기, 줄넘기, 로프 트레이닝, 해머로 타이어 때리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적인 체력 트레이닝법으로 근력과 파워, 근지구력을 키우기 위함. 투수들은 "정말 죽을 것 같다"며 훈련 강도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묵묵히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삼성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88로 10개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외국인 투수들은 부상에 시달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젊은 투수들은 체력적으로 지쳐 떨어지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돌아온 오치아이 코치 체제에서 투수들의 부상 방지부터 기초 체력까지 단단히 다지고 있는 단계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