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계속)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슈퍼스타 야구 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감옥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부교도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재소자들과 교도관이 등장했다.
박해수는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교도관 나과장 역으로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했다. 실제 성격은 유쾌하기 그지없는 그에게 "제복이 너무 잘 어울렸다"고 칭찬하니 "그런 얘기 몇 번 들었다. 생각보다 만족스럽더라"면서도 수줍게 웃었다.
반전 매력이 가득한 박형수와 나눈 이야기 2탄이다.
◆"교도관 제복 잘 어울렸죠?"
16부작 내내 나과장은 냉철하고 차가웠다. 하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는 반전 캐릭터가 가득했기에 시청자들은 내심 나과장의 반전미도 기대했다. 그러나 나과장은 어렸을 때부터 그런 성격이었다는 깨알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반전 묘미를 안겼다.
"사실 저도 초반에 감독님에게 나과장에 대한 사연은 없냐고 물었는데 그대로 갈 것 같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기대는 안 했는데 막판에 에피소드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중간에 빠지지 않고 마지막 회까지 나와서 만족스럽고 감사할 따름이죠."
"교도관 제복은 처음 입어보는데 생각보다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더라고요 하하. 군대에 있을 때에도 군복이 잘 어울리는 편이었죠(웃음). 아는 형님이 교도관이라 촬영 들어가기 전에 물어볼 거 있으면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대본이 완벽해서 그대로 표현했을 뿐 따로 준비한 건 없었어요."
◆"제가 고박사를 했다면"
박형수는 "나과장은 서부교도소의 비선실세 같았다"는 말에 웃으며 공감했다. 그래서 교도소장(안상우 분)이 허허실실대다가 나과장을 싸늘하게 눌러버리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저는 바보가 됐지만 좋았어요"라며 환하게 웃은 그다.
"극중에서 제가 버럭한 건 3번 정도예요. 지문에 '버럭'이라고 써 있을 때 질렀고 '약간의 미소'라고 있을 땐 나름 웃었죠. 장발장 시계 심문할 때 비열하게 웃었는데 보셨나요(웃음). 위너 팬분들 죄송했어요~"
"또래 배우들이라 연기하기 편했어요. 다들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잘해줘서 시청자 입장에서 모니터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다른 캐릭터를 했다면 고박사 역도 재밌을 것 같고 유대위 같은 반전 캐릭터도 좋았을 것 같아요. 정해인처럼 멋있진 않아도요, 나이 때문에 안 됐겠지만요(웃음)."
◆"슬기로운 카톡 단체방"
박형수 외에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김제혁 역의 박해수, 문래동 카이스트 역의 박호산, 헤롱이 역의 이규형, 유대위 역의 정해인, 고박사 역의 정민성 등이 재조명됐다. 최무성과 정웅인은 맏형 라인으로 후배들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고.
"다들 정말 착하고 좋은 배우들이에요. 단체 카톡방이 있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응원해주고 있죠. 첫 드라마인데 좋은 감독님과 좋은 스태프,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좋은 현장에 있었네요. 영광이었고 큰 배움의 장이었습니다."
2008년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박형수는 여러 단편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대학로 박신양'이라는 애칭까지 생길 정도. 최근에는 영화 '공조', '원라인', '임금님의 사건수첩', '보통사람', '침묵', '반드시 잡는다' 등에서도 얼굴을 내비쳤다.
"어머님은 드라마를 좋아하시는데 제가 영화에만 나오니까 잘 못 보셨어요. 잘하고 있나 못 느끼셨을 텐데 이번에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다시보기도 꼭 봐주시고요. 친척분들도 좋아해주시고 다들 제가 드라마에 나오니까 신기해했죠.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저를 시청자분들에게 소개해 준 작품입니다. 제작진과 시청자분들 고맙습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