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를 맞아 MBC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률 꼴찌부터 김미화가 중계를 맡은 개막식 논란, 그리고 그의 2차 사과까지. 대중의 반응,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시작은 개막식이었다. 김미화는 박경추 캐스터와 허승욱 스포츠해설가와 함께 지난 9일 방송된 MBC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의 진행을 맡았고,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는 만큼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친절하고 재미있는 진행을 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김미화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올림픽에 대한 사전 지식 부족을 지적했고 국가적인 공식 행사의 진행자로는 역량이 부족했다는 혹평을 가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을 대신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지만 주제와 맞지 않는 이야기나 질문으로 흐름을 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시청률 역시 7.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3사 방송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MBC로서는 평이나 시청률 기록에 있어 역대급 굴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비판이 사그러들지 않자 김미화는 11일 자신의 SNS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는데, 이 사과문이 더 큰 화를 가져왔다. 그는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더니 일베들의 악의적인 밤샘 조리돌림으로 일부 비난이 '여론'이 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러나 이것조차 제 불찰 입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올림픽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귀를 닫은 사과문'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시청자로서 귀로 듣고 판단한 것을 정치 논리로 잘못 받아들였다는 것. '갑자기 김미화 때문에 일베가 됐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반응도 상당했다. 합리적인 비판마저 정치 논리로 해석하고, 공인으로서 적절히 못한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재차 사과를 거듭했다. 이날 오후 김미화는 자신의 SNS에 "부적절한 사과문으로 오히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깊은 사과드립니다. 선의의 쓴소리를 해주셨던 많은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이를 계기로 좀 더 반성하며 낮아지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MBC는 개막식에 이어 10일 오후 중계된 쇼트트랙 경기가 또 한 번 3사 방송사 중 시청률 최하위(10.6%)를 기록했다. 여기에 김미화의 기용이 적절했냐는 문제까지 안게되며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부터 방송인 김성주를 대표한 외부 인력 대신 자사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최승호 사장. 정치색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은 우회적 발표였지만 김미화의 사과문으로 인해 다시금 정치 프레임이 씌여진 바다. MBC는 앞으로의 (중계)방송에 있어 정치 논리 배제와 시청률 회복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yc@osen.co.kr
[사진] MBC